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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40년간 2000여회…한국 미술 보듬다

등록 2014-10-26 19:50

 ‘미술을 위한 캐비닛, 아카이브로 읽는 아르코미술관 40년’전을 위해 제작된 비디오 작품 <두 세계 사이(현실과 발언 라운드 토크)>(전소정 작가).
‘미술을 위한 캐비닛, 아카이브로 읽는 아르코미술관 40년’전을 위해 제작된 비디오 작품 <두 세계 사이(현실과 발언 라운드 토크)>(전소정 작가).
아르코미술관 회고전
1980년 서울 동숭동 미술회관에선 김정헌, 민정기, 윤범모 등 일군의 작가가 <현실과 발언 창립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시회는 끝내 열리지 못했다. 애초 전시를 허용했던 미술회관은 개막 당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작품의 ‘불온성’을 이유로 전시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작가들은 전기를 끈 채 촛불을 켜고, 그들만의 서글픈 개막식을 치렀다.

그로부터 34년이 흐른 2014년. 김정헌, 민정기, 윤범모가 다시 모였다. 이번에도 촛불을 켜고 그때처럼 둘러앉았다. 카메라가 세 사람의 주위를 원형으로 돌면서 과거를 회고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한국 미술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장소에서 미술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아르코미술관 40년을 회고하는 ‘미술을 위한 캐비닛, 아카이브로 읽는 아르코미술관 40년’전을 위해 제작된 비디오 작품 <두 세계 사이(현실과 발언 라운드 토크)>(전소정 작가)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하면 전시회를 열만한 그럴듯한 공간이 별로 없던 1970년대. 1974년 3월, 서울 관훈동 옛 덕수병원 건물을 임차해 문을 연 미술회관은 전시장 갈증을 해소하는 단비였다. 1979년 5월 김수근이 건축한 동승동 미술회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병원을 활용한 이 공간에선 400여차례 전시회가 열렸다. 미술회관은 이후 마로니에미술관(2002~2005), 아르코미술관(2005~현재)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계속 생존했다.

<미술을 위한 캐비닛…>은 1974년 관훈동 미술회관 개관전부터 현재까지 2000여회의 전시를 열면서, 한국 미술사에 나름의 역할을 해온 아르코미술관 40년을 아카이브 자료로 회고한다. 전시는 모두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제 1섹션 <만남의 미학>에선 1970~80년대 개인전과 소그룹전을 중심으로 사회와 소통하려 했던 작가들을 조명한다. <상미회>(1976년), <혜화동 화실동인>(1980~82년), <그룹농>(1981~82년) 등과 같은 화가들의 소그룹 연대와 전시가 무산된 <현실과 발언 창립전>(1980년) 등을 통해 정치적, 문화사적 상황과 아르코미술관의 관계도 들춰볼 수 있다.

제 2섹션인 <신세대: 시간표도 없이, 깃발도 없이>는 1990년대 신세대 미술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를 살핀다. 특히 미술판의 다원화 속에서 신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 작가들이 장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 텔레비전 등을 활용한 자유로운 활동을 하면서 촉발된 현대미술의 변화에 주목한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아르코미술관이 기획한 <신세대미술흐름전>을 통해 이불, 공성훈, 함경아, 양혜규 등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40대 작가들의 과거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모두 450여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엄선한 이번 전시를 두고, 아르코미술관의 40년을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월30일까지.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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