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 사진 나무뮤직 제공
15년만에 6집 앨범 ‘샤키포’ 발표
지난 25일 찾은 가수 한영애의 서울 종로구 명륜2가 연습실 한켠에는 귀여운 고양이 인형 하나가 놓여 있었다. 한영애(사진)는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것인데, 그냥 내 맘대로 ‘샤키포’라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그는 지난 여름 내내 틈만 나면 샤키포와 얘기를 나눴다. “샤키포, 우리가 해낼 수 있어. 시스템을 바꿀 수 있어.” 그러고 나면 왠지 힘이 났다.
고양이의 이름은 그대로 앨범 제목이 됐다. 한영애는 26일 6집 <샤키포>를 발표했다. 5집 <난.다>(1999) 이후 무려 15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경쾌한 신스팝 ‘샤키포’다. 1990년대 전설의 모던록 밴드 유앤미블루 출신이자 영화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방준석의 곡을 받자마자 한영애는 긍정과 희망의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샤키포”라는 기적의 주문을 외치는 노랫말을 붙였다. 이 노래를 녹음하는 걸 지켜보던 방준석은 “좋은 세상이 올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모두가 뛰면서 이 노래를 합창하고 곳곳이 들썩들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이 그런 식이었어요. 작곡가들도 저도 노랫말을 같이 쓴 황경신 작가도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던 거죠. 사실 올해 봄·여름·가을을 지나는 동안 세월호뿐 아니라 무엇 때문이라고 콕 짚지 않아도 다들 힘들었잖아요. 희망과 긍정으로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아진 것 같아요.”
“샤키포요? 기적의 주문이에요
다들 힘들었던 올 봄·여름·가을
희망·긍정의 마음 담아 작업
은유·상징 대신 직설·단순함으로
그 속에 응집된 에너지 터득했죠” 록 스타일의 ‘너의 편’은 공동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지난 19일 연 쇼케이스에 참여한 팬들이 신곡을 미리 들어보고는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투표에서 이 곡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꽂히는 후렴구와 “그래 난 비밀이 있어/ 사실 나는 너의 편이야”라는 노랫말은 듣는 이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앨범에는 ‘사랑은 그래, 바다처럼’, ‘하루하루’, ‘바람’, ‘부르지 않은 노래’ 등 잔잔하고 편안한 발라드 곡들도 많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 ‘회귀’와 제일 마지막 곡인 연주곡 ‘그림 하나’에선 아날로그 전자악기를 쓰거나 컴퓨터 전자음을 이용해 독특하고 실험적인 분위기를 낸다. 한영애는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어서 그런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에는 노랫말을 쓸 때 은유·상징의 표현을 많이 썼는데, 이번에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하게 되더라고요. 멜로디도 단순해졌고요. 직설과 단순함 속에 응집시키는 에너지를 터득하게 됐어요. 처음부터 단순한 것과 복잡한 과정을 거쳐 단순해진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연륜에서 오는 단순함에는 힘이 있지요.”
한영애는 지난 15년 동안에도 음악을 꾸준히 해왔다. 비정규 앨범을 두 장 냈고, 매년 공연도 했다. 그래서 이번 6집이 이렇게 오랜만의 정규작인지 스스로도 몰랐단다. 그는 12월27~2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메리 블루스 마스’ 공연을 한다. 새 앨범 수록곡과 ‘조율’, ‘누구 없소’, ‘루씰’, ‘코뿔소’ 등 기존 히트곡, 특별한 캐럴 등을 들려준다.
앨범 안에는 수록곡 ‘안부’의 노랫말이 적힌 작은 카드가 들어 있다. “잘 지내고 있나요? 평안한가요? 그곳의 날씨는 어때요? 여긴 맑아요.” 뒷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에게 지금 안부를 전하세요.” 이 카드로 안부를 전하는 인증샷을 한영애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copulso)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연말 공연에 초대한다고 한다. 굳이 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노래를 듣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안녕하냐고. 잘 지내고 있냐고. 그걸로도 충분하다. 공연 문의 (02)440-050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다들 힘들었던 올 봄·여름·가을
희망·긍정의 마음 담아 작업
은유·상징 대신 직설·단순함으로
그 속에 응집된 에너지 터득했죠” 록 스타일의 ‘너의 편’은 공동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지난 19일 연 쇼케이스에 참여한 팬들이 신곡을 미리 들어보고는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투표에서 이 곡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꽂히는 후렴구와 “그래 난 비밀이 있어/ 사실 나는 너의 편이야”라는 노랫말은 듣는 이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앨범에는 ‘사랑은 그래, 바다처럼’, ‘하루하루’, ‘바람’, ‘부르지 않은 노래’ 등 잔잔하고 편안한 발라드 곡들도 많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 ‘회귀’와 제일 마지막 곡인 연주곡 ‘그림 하나’에선 아날로그 전자악기를 쓰거나 컴퓨터 전자음을 이용해 독특하고 실험적인 분위기를 낸다. 한영애는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어서 그런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영애 6집 앨범 ‘샤키포’. 사진 나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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