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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부실한 덩치’는 외면…‘짱짱한 알짜’는 환대

등록 2014-12-30 19:50수정 2014-12-30 20:45

한 뮤지컬의 공연 장면.
한 뮤지컬의 공연 장면.
2014년 뮤지컬 동네에선
중견제작사 ‘뮤지컬 헤븐’ 도산 위기
7~8편 작품 잠정 보류·공연 연기
스타 마케팅 작품들도 흥행 저조
완성도 높은 창작 ‘그날들’ 가능성
2014년 뮤지컬계는 덩치는 커졌지만 속은 빈, ‘웃자란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객이 줄면서 한계가 노출됐고, 급기야 중견 뮤지컬 제작사가 연이어 도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 무대에 오른 창작 뮤지컬들이 호평을 받으며 그나마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 위기의 뮤지컬계 지난 7월29일, ‘비오엠코리아’의 <두 도시 이야기>가 공연 시작 15분을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된 것은 뮤지컬 시장의 위기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배우 및 스태프 임금체불이 문제였다. 중견 제작사 ‘뮤지컬헤븐’ 역시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스위니토드>, <키다리아저씨>, <폭풍의 언덕> 등 7~8편의 뮤지컬이 잠정 보류되거나 공연을 내년으로 미뤘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공급과잉’에 있다. 인터파크 집계를 보면 올해 공연된 뮤지컬은 2560편에 달했다. 작품수가 늘면서 배우의 몸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제작비도 급상승했지만, 매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씨제이이엔엠 등 일부 제작사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본고장인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제작한 뒤 한국과 아시아권을 공략하는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 최근 막을 올린 <킹키부츠>는 씨제이가 브로드웨이에서 투자·제작한 대표 사례다.

■ 가능성 보인 창작뮤지컬 시장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검증된 흥행작 위주의 ‘안전 제일주의’ 라인업이 대세를 이뤘다. 인터파크가 집계한 ‘티켓 판매순위 톱10’ 가운데 신작은 <고스트>(6위), <드라큘라>(7위), <마리앙투아네트>(10위) 등 3편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차르트!>(1위), <위키드>(2위), <캣츠>(3위), <지킬앤하이드>(4위), <레베카>(5위), <헤드윅>(8위) 등 이미 흥행성과 작품성이 확인된 작품들로 채워졌다.

창작뮤지컬은 단 한편, <그날들>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창작뮤지컬은 그 어느때보다 큰 가능성을 보였다. 충무아트홀이 자체 제작한 <프랑켄슈타인>(사진·11위)은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다. 창작 초연작임에도 글로벌한 소재를 택하는 과감한 전략과 수년간 공들인 대본과 음악으로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공동경비구역 JSA>, <셜록홈즈-블러드게임>, <살리에르>, <비스티보이즈>, <풀하우스>, <더 데빌>, <완전보험주식회사> 등 많은 창작뮤지컬이 쏟아져 라이선스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 높아진 관객 눈높이 “작품성이 떨어져도 스타만 내세우면 흥행이 보장되던” 시절은 지났다. 올해 초호화 캐스팅을 앞세우고도 실패한 뮤지컬들이 쏟아지며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실감케했다. 스타 배우 김준수와 스타 연출가 장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가 대표적이다. 똑같이 고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지만 <그날들>과 달리 <디셈버>는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총체적 부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 연예기획사 에스엠(SM)이 백현(엑소)·규현(슈퍼주니어) 등 소속 아이돌을 총출동시켜 제작한 <싱잉인더레인>도 아이돌의 티켓파워가가 결코 작품성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태양왕>도 안재욱·신성록 등 스타급 배우들을 내세웠지만 “망작 중의 망작”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침몰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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