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74)이 36번째 스튜디오 앨범 <섀도스 인 더 나이트>를 발표했다.
담담한 목소리로 재해석된
재즈 스탠더드·스탠더드 팝
재즈 스탠더드·스탠더드 팝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74)이 36번째 스튜디오 앨범 <섀도스 인 더 나이트>를 발표했다. 2012년 발표한 전작 <템페스트> 이후 3년 만이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렀던 재즈 스탠더드와 스탠더드 팝들을 재해석한 곡들로 채웠다.
두번째 앨범 <더 프리휠링 밥 딜런>(1963) 수록곡 ‘블로잉 인 더 윈드’를 통해 반전 메시지를 노래하고, 1965년 미국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전기 기타를 들고 나와 관객들의 야유를 받으면서도 포크록이라는 새 지평을 여는 등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그다. 때문에 고전을 리메이크했다는 게 안일한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앨범을 듣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도전임을 깨닫게 된다.
첫 곡은 ‘아임 어 풀 투 원트 유’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만들고 빌리 홀리데이가 불러 큰 사랑을 받은 재즈 스탠더드 곡이다. 밥 딜런은 감정을 절제하며 힘 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부른다. 담담한 목소리에서 오히려 세월의 질곡으로 깊게 팬 골이 느껴진다. 30인조 빅밴드 편성으로 힘차고 풍성하게 녹음된 원곡을 5인조 밴드의 단촐한 편곡으로 재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스테이 위드 미’나 프랑스에서 건너온 노래 ‘오텀 리브스’ 등 상당수 곡에서 손가락에 유리관(보틀넥)을 끼고 기타 지판 위를 미끄러지며 연주하는 주법으로 나른하고 끈적이는 느낌을 준다.
밥 딜런과 연주자들은 헤드폰, 개별 녹음 부스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가 한 공간에 들어가 한번이나 두번 만에 녹음을 마쳤다고 한다. 보컬과 각 악기 사운드를 조정하는 믹싱 작업도 녹음된 결과물에 거의 손대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해석하면서도 원곡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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