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닛세이 극장에서 펼쳐진 뮤지컬 <데스노트>. 데스노트를 주운 천재 대학생 야가미 라이토의 방향을 잃은 범죄자 처단 행위와 이를 막으려는 명탐정 엘의 두뇌 싸움을 다룬다.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리 본 뮤지컬 ‘데스노트’ 일본 무대
‘40, 39, 38, 37, 36……3, 2, 1’
째깍째깍. 40초로 맞춰진 초침의 시간이 흐른다. 타이머가 0을 가리키는 순간,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넘버 사이사이 흐르는 초침 소리는 극 전체에 리듬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효과음이 된다.
최민식·이정재·설경구 같은 영화배우와 김준수·정선아 등 뮤지컬 배우까지 스타군단을 거느린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제작하는 뮤지컬 <데스노트>의 첫 장면이다. 15일 저녁 일본 도쿄 닛세이극장에서 미리 만난 <데스노트>는 판타지적 요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와 ‘정의란 무엇인가’에 관한 의문을 담은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2003년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돼 전세계 누적발행 3000만부를 기록한 만화를 원작으로,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회사 호리프로가 제작했다. 일본 공연계 거장 구리야마 다미야가 연출을, <지킬 앤 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다.
앞서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된 만큼 줄거리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하다. 이름이 적히면 죽음을 맞는 사신의 노트인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운 야가미 라이토, 법관을 꿈꾸는 천재 대학생인 그는 이 노트로 범죄자를 소탕하려 한다. 하지만 ‘정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처단은 방향을 잃고, 이를 막으려는 명탐정 엘은 라이토와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인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첫 단독제작
일본 만화 원작…영화로도 큰 인기
사신노트 소재로 선악·정의 고민 단순한 세트 돌출무대로는 ‘역부족’
한국 공연 김준수 등 캐스팅 화려 철재로 쌓아 올린 미니멀한 무대, 의자 하나와 모니터 6대로 꾸며진 엘의 은둔처 등 단순한 세트는 빈약한 무대를 더욱 휑하게 보이도록 한다. 부분 회전을 하는 무대장치, 오케스트라 피트석을 둘러싼 형태의 돌출무대로 이런 빈약함을 보완하려 했지만 역부족이다. 하지만 기이한 행동과 표정으로 놀라운 추리를 해내는 엘 등 원작 속 캐릭터가 살아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주인공들은 매력적이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주무기로 했던 와일드혼의 음악도 이번에는 날카롭게 벼려진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빠른 비트에 장·단조를 급박하게 오가는 음악은 음울하고 기괴한 작품과 잘 맞아떨어진다. 연출가 구리야마는 “부족함 없이 자란 청년이 지루함을 이유로 살인을 서슴지 않는 스토리로, 지금 이슬람국가를 필두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을 상징한다. 전쟁 뒤 부흥과 발전의 길을 걸어온 한국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6월2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한국 공연에는 김준수(명탐정 엘), 홍광호(라이토·키라), 정선아(미사·라이토의 여자친구), 박혜나(렘·여자사신), 강홍석(류크·남자사신) 등 최상급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씨제스는 작품 캐릭터에 딱 맞춘 원 캐스팅, 월요일까지 포함한 주 7회 공연 일정 편성 등 파격을 예고했다. 고교생 고바야시 나나는 “준수의 외모와 목소리가 엘 역에 딱 맞기 때문에 한국 버전도 기대가 된다. 꼭 보러 가고 싶다”며 한류스타 김준수에 대한 일본 팬들의 관심을 전했다. 도쿄/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일본 만화 원작…영화로도 큰 인기
사신노트 소재로 선악·정의 고민 단순한 세트 돌출무대로는 ‘역부족’
한국 공연 김준수 등 캐스팅 화려 철재로 쌓아 올린 미니멀한 무대, 의자 하나와 모니터 6대로 꾸며진 엘의 은둔처 등 단순한 세트는 빈약한 무대를 더욱 휑하게 보이도록 한다. 부분 회전을 하는 무대장치, 오케스트라 피트석을 둘러싼 형태의 돌출무대로 이런 빈약함을 보완하려 했지만 역부족이다. 하지만 기이한 행동과 표정으로 놀라운 추리를 해내는 엘 등 원작 속 캐릭터가 살아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주인공들은 매력적이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주무기로 했던 와일드혼의 음악도 이번에는 날카롭게 벼려진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빠른 비트에 장·단조를 급박하게 오가는 음악은 음울하고 기괴한 작품과 잘 맞아떨어진다. 연출가 구리야마는 “부족함 없이 자란 청년이 지루함을 이유로 살인을 서슴지 않는 스토리로, 지금 이슬람국가를 필두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을 상징한다. 전쟁 뒤 부흥과 발전의 길을 걸어온 한국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6월2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한국 공연에는 김준수(명탐정 엘), 홍광호(라이토·키라), 정선아(미사·라이토의 여자친구), 박혜나(렘·여자사신), 강홍석(류크·남자사신) 등 최상급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씨제스는 작품 캐릭터에 딱 맞춘 원 캐스팅, 월요일까지 포함한 주 7회 공연 일정 편성 등 파격을 예고했다. 고교생 고바야시 나나는 “준수의 외모와 목소리가 엘 역에 딱 맞기 때문에 한국 버전도 기대가 된다. 꼭 보러 가고 싶다”며 한류스타 김준수에 대한 일본 팬들의 관심을 전했다. 도쿄/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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