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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호란 “진짜 호란 보여줬다 ‘비웃음’ 살까 걱정했죠”

등록 2015-05-26 19:51수정 2015-05-26 22:05

첫 솔로 음반 ‘괜찮은 여자’ 낸 호란
“안전장치 다 풀었어요, 이게 나예요”
첫 솔로 음반을 낸 가수 호란.
첫 솔로 음반을 낸 가수 호란.
요즘 호란(36)은 분주했다. 서울 홍대앞 ‘먼데이 프로젝트’와 라이브클럽데이, 집에서 열리는 ‘소파사운즈 코리아’ 공연, 한대수 40주년 헌정 기념 공연,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기념 공연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더니 급기야는 21일 서울 청계천에 초록색으로 물들인 머리를 휘날리며 나타났다. 호란은 첫 솔로 음반 <괜찮은 여자>를 길거리 공연으로 발표했다.

“독립한다고 생각하니까 소속사의 도움을 얻어 새 앨범 들고 방송 프로그램 돌다가 단독공연 가는 행보가 그려지더라고요. 이미지로 기획되고 스케줄로 관리되는 연예인이 아니라 좀더 날 것으로 나를 보여주고 자신도 좀더 단련되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25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호란은 “무대에 혼자 올라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길거리 공연을 통한 솔로 음반 발표에 대해 “다른 음악하는 사람은 어떻게 할지, 만약 내가 맨몸으로 시작한다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보고 그 길을 좇아가는게 저한테는 체질에 맞는 선택이었어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클래지콰이로 데뷔한지 11년, 솔로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는 5년쯤 됐다. 독립이 늦춰질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진짜 호란을 보여줬다가는 비웃음만 당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컸는데, 그렇다고 방송에 의지하다보면 제가 더 숨을 것 같더라고요. 기획사든 방송이든 안전장치를 풀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게 저한테는 중요했어요.” 화려한 밴드, 전문가들의 후광이라는 메이크업을 지우는 게 중요했다고 몇번이고 강조했다. 호란의 민낯은 어떤 얼굴일까? “나는 괜찮아요 살기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도 쉽지도 않지만 모른척 해줘요”라고 경쾌하게 다짐을 두는 타이틀곡 ‘괜찮은 여자’나 “예쁘게 꾸민 내가 그저 어색할 뿐”이라고 고백하는 ‘연예인’은 호란의 마음을 듣는 듯 하다.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였다가도 부풀리는 달콤하면서도 서늘한 음색은 여전하다. 미니앨범 <괜찮은 여자>는 프로듀서를 맡은 기타리스트 지쿠가 4곡을, 호란이 2곡을 작곡했다. 가사는 모두 호란이 썼다. “두 노래는 늘 누군가의 시선 앞에 노출된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슷해요. ‘연예인’은 8년쯤 전에 영어로 썼던 것을 이번에 한글 가사로 바꾸면서 곡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했어요. 연예인이 아닌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보편적인 노래가 못될까봐서요. 그런데 19일 곡이 나가고 나서 의외로 자기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누구나 사회에서 어느 정도든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되고 나만 이런 감정을 겪는다고 생각한 것은 일종의 오만이었구나 했어요.” 영화 <간신>과 콜라보레이션 뮤직비디오를 만든 ‘페이보릿 나이트메어’는 평소의 호란과는 좀 다른 어둡고 강한 느낌을 풍기는 일렉트로닉 팝 곡이다.

혼자 서는 무대는 생각보다 자유로웠다. 혼자 만드는 음악도 홀가분하고 즐거웠다. 호란은 “숱한 클럽 공연이 처음에는 용기를 내기 위한 과정이었는데, 돌아보니 ‘나는 뮤지션이야’라는 주장을 내려놓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고 홍대 앞에서 공연을 시작하면서 혼자 방구석에서 했던 걱정이 없어졌어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하면 되는구나, 나에게 여력이 있고 의지가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음악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괜찮은 여자’ 호란은 괜찮게 지내는 중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플럭서스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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