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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레드오션’ 뮤지컬 우리가 하면 다르다?

등록 2015-06-01 19:22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데스노트> 일본공연 모습.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데스노트> 일본공연 모습.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명필름 제작사 ‘와이키키 브라더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데스노트’로
콘텐츠·소속배우 내세워 출사표
캣츠·드림걸즈 대형제작사도 손실
‘포화상태’ 뮤지컬시장 활력 찾을까
국내 대표 영화제작사 명필름과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잇따라 뮤지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름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운 신흥 제작사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 나눠먹기’를 넘어 포화상태의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검증된 콘텐츠로 승부하는 명필름

영화제작사인 명필름은 ‘탄탄한 자체 콘텐츠’가 최고의 경쟁력이다. 지난 1995년 이후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 33편의 영화를 제작한 만큼,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7월 개봉할 명필름의 첫 번째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2001년 작품성을 인정받은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삶에 찌든 주인공이 고교 때 밴드 맴버들과 뭉쳐 인생과 음악에 대해 성찰한다는 기본 줄기는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세월의 변화에 맞춰 대본을 새롭게 각색했다. 수안보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영화 속 주인공 ‘성우’가 뮤지컬에서는 홍대 지하실에서 18년째 가수의 꿈을 키우는 ‘쌈빡’으로 바뀌는 식이다. 영화는 가요·팝 등 기존 음악을 사용했지만 뮤지컬은 모든 음악을 새로 만들었다.

명필름이 파주 신사옥 2~3층에 새로 지은 250석 규모의 소극장도 안정적인 공연을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자체 콘텐츠를 가진 영화제작사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서울에 견줘 상대적으로 문화적 기반이 약한 파주의 공간적 특성도 잘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주를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명필름의 첫 번째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사진 명필름 제공
명필름의 첫 번째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사진 명필름 제공
■ 화려한 캐스팅 내세운 씨제스

씨제스는 제작비 70억의 라이선스 뮤지컬 <데스노트>를 오는 20일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이름이 적히면 죽음을 맞는 ‘데스노트’를 이용해 범죄자를 소탕하려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노트의 악용을 막으려는 명탐정 엘의 대결을 그린다.

씨제스는 화려한 캐스팅을 무기로 내세운다. 티켓파워 1위인 김준수와 정선아, 홍광호 등 최상급 배우가 모였다. 백창주 씨제스 대표는 “김준수는 시장의 검증을 거쳤다. <데스노트>는 그의 이미지와 가창력에 최적화 된 작품으로, 기획 단계부터 배우의 장점이 특화된 캐릭터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제스는 매니지먼트사 특유의 마케팅 노하우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프로필 촬영세트, 미공개 영상, 사진, 원작 만화 관련 제품 등을 보여주는 ‘팝업 전시회’를 열었다. 또 1일에는 쇼케이스를 열고, 네이버로 생중계했다. <데스노트>는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전석이 매진됐다.

■ 포화상태인 시장, 어떻게 타개할까

문제는 기존 대형 제작사마저 지속적인 손실을 볼 정도로 뮤지컬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제작사들의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다. <지킬앤하이드> <드림걸즈> 등을 제작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경우, 지난해 31억8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부채가 자산을 212억3500만원 초과했다. <캣츠> <위키드> 등을 제작한 설앤컴퍼니 역시 지난해 75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가 자산을 137억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영화 배급사 뉴(NEW)와 초대형 엔터테인먼트사 에스엠도 시장 상황을 무시한 채 뮤지컬 제작에 도전했다 쓴 잔을 마셨다. ‘뉴’는 지난 2012년 김준수와 장진 감독을 내세워 50억 규모의 창작뮤지컬 <디셈버>를 제작했지만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 에스엠도 지난해 규현·백현 등 자사 아이돌을 이끌고 <싱잉 인 더 레인>을 무대에 올렸지만, 작품성은 물론 흥행에도 실패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스타 캐스팅’이나 ‘원소스 멀티 유즈’만으로 기존 산업에서 이룬 성과를 뮤지컬 시장으로 고스란히 옮겨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뮤지컬은 한 시즌 공연으로 절대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다. <오페라의 유령><캣츠> 등과 같이 10~20년을 바라보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하고, 장기 공연을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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