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전 마케팅’ 열기
‘뮤지컬? 궁금한 건 개막 전에 다 보여주마! 낱낱이~ 샅샅이~!’
공연에 관한 정보를 꽁꽁 숨겨 개막 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비밀주의 마케팅’ 시대는 갔다. 작품 수가 크게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막도 하기 전 음악, 소품, 무대 세트까지 모두 공개하는 ‘사전 마케팅’이 치열하다. 제작사들은 쇼케이스를 포털로 생중계하고, 연습장면은 물론 소품 제작 과정과 사전 무대 리허설까지 공개하며 개막 전 충성 관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작품 수 늘고 경쟁 치열해지자
쇼케이스 생중계·음원 선공개 등
개막 전부터 작품 노출 위해 노력
관객 낚는 일종의 ‘떡밥’ 비판도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에서 제작사로 영역을 넓힌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이런 흐름에 앞장 서고 있다. 오는 20일 <데스노트> 개막을 앞두고 씨제스는 ‘단계별 공개 마케팅’으로 관객을 유혹했다. 먼저 지난달 22일부터 약 3주 동안 <데스노트>의 원작 및 뮤지컬 탄생 히스토리를 담은 ‘데스노트 프롤로그 제1장: 팝업 전시’를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었다. 프로필 촬영세트, 미공개 영상, 사진, 원작 만화 관련 상품과 애니메이션까지 무료로 전시한 이 행사에는 1만여 명이 몰렸다. 지난 1일에는 홍광호·김준수·정선아 등 주연 배우들이 출연하는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 쇼케이스는 뮤지컬 사상 최초로 포털사이트 네이버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뿐만 아니다. 씨제스는 류크(남자 사신) 역의 강홍석이 소품 제작을 위해 석고본을 뜨는 장면을 공개한 데 이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용 간이 무대와 세트 셋업 사진까지 전격 공개했다. 마케팅에 힘입어 <데스노트>는 1·2차 티켓오픈에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백창주 씨제스 대표는 “기존 뮤지컬 홍보 방식을 버리고 대중음악계의 마케팅 방식을 과감히 접목시켰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전통적 뮤지컬 팬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관심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인데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각 캐스트별 뮤직비디오 제작도 사전 마케팅의 새 기법이다. 7일 개막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개막 전 유다 역의 한지상·최재림·윤형렬이 각각 부른 ‘내 마음 속 천국’과 지저스 역의 마이클리·박은태가 부른 ‘겟세마네’ 등 모두 5개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같은 곡, 다른 느낌’의 뮤직비디오로 배우의 고정팬 층을 결집시키고 동시에 캐스트 선택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다. ‘티저영상’을 따로 만들고 주요 넘버를 음원 사이트에 미리 공개하기도 한다. 13일 개막한 <엘리자벳>의 경우, 토드 역의 가수 세븐이 부른 ‘그림자는 길어지고’의 티저영상과 음원을 개막 한 달 전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이 흥행해 수요가 생기면 음원을 시디 형식으로 판매하던 방식을 뒤집은 역발상이다.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공연 뒷얘기를 담아 공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파리넬리>는 공식 에스엔에스와 유튜브 계정을 통해 ‘150분의 특별한 선물, 나의 무대’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주연배우들이 함께 공연하는 앙상블 배우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몰래카메라 형식’을 택한 영상은 마지막에 주연배우 각자가 16명의 앙상블 배우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내는 장면을 담고 있다. 한 중소 제작사 관계자는 “뮤지컬은 공연장에 와서 직접 보고 듣는 것이 궁극의 ‘소비’기 때문에 사전 노출은 공연 자체에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는다”며 “대형 기획사가 물량공세를 통해 관객을 낚는 일종의 ‘떡밥’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객층을 넓히려는 치열한 몸부림이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직비디오.
<파리넬리> 무대 뒷이야기 영상.
쇼케이스 생중계·음원 선공개 등
개막 전부터 작품 노출 위해 노력
관객 낚는 일종의 ‘떡밥’ 비판도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에서 제작사로 영역을 넓힌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이런 흐름에 앞장 서고 있다. 오는 20일 <데스노트> 개막을 앞두고 씨제스는 ‘단계별 공개 마케팅’으로 관객을 유혹했다. 먼저 지난달 22일부터 약 3주 동안 <데스노트>의 원작 및 뮤지컬 탄생 히스토리를 담은 ‘데스노트 프롤로그 제1장: 팝업 전시’를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었다. 프로필 촬영세트, 미공개 영상, 사진, 원작 만화 관련 상품과 애니메이션까지 무료로 전시한 이 행사에는 1만여 명이 몰렸다. 지난 1일에는 홍광호·김준수·정선아 등 주연 배우들이 출연하는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 쇼케이스는 뮤지컬 사상 최초로 포털사이트 네이버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뿐만 아니다. 씨제스는 류크(남자 사신) 역의 강홍석이 소품 제작을 위해 석고본을 뜨는 장면을 공개한 데 이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용 간이 무대와 세트 셋업 사진까지 전격 공개했다. 마케팅에 힘입어 <데스노트>는 1·2차 티켓오픈에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백창주 씨제스 대표는 “기존 뮤지컬 홍보 방식을 버리고 대중음악계의 마케팅 방식을 과감히 접목시켰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전통적 뮤지컬 팬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관심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인데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데스노트> 소품 제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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