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셰이크 잇>을 내며 씨스타가 돌아왔다.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4일부터 시작된다. 여름을 알리는 이들이 또 있다. 여름이면 만나서 음반을 내는 인디밴드들이다.
6월22일 밴드 비치볼 트리오가 첫번째 음반 <비치볼 트리오>를 냈다. 비치볼 트리오는 부기스페샬 보컬 최성수, 후추스 보컬·기타 김정웅, 그리고 미미시스터즈의 큰미미 등 세 보컬이 함께 노래하는 밴드다. 한없이 가벼운 최성수의 목소리, 강렬하게 부르짖는 큰미미, 능청맞고도 다정한 김정웅 등 각자 개성있는 목소리와 로큰롤 취향에다 차진 유머감각까지 닮은 ‘로큰롤 삼남매’다. 90년대 여름 노래를 장악했던 쿨의 뒤를 잇겠다는 이들은 “네가 좋아하는 딸기케이크보다 달콤한 내가 왔으니 창문을 열고 내려다보라”(‘그 여름밤’)고 속삭이거나 바닷가에서 만난 파란 엉덩이를 예찬한다. “거친 파도 물살에 파란 엉덩이 설레요 눈이 커져요 베이베”(‘파란 엉덩이’) 비치볼 트리오는 11일 서울 홍대 앞 문화공간 인공위성에서 미니 콘서트를 시작으로 먹방 콘서트 같은 다양한 공연을 할 예정이다. 마침 큰미미에겐 이번 음반에 잘 어울리는 복고풍 빈티지 드레스도 잔뜩 있단다.
걸그룹도 아닌 인디 뮤지션들이 왜 여름에 음반을 내는 걸까? 로맨틱펀치 배인혁 보컬은 “인디 뮤지션은 음반을 내도 공연을 많이 하기 어려운데 여름엔 페스티벌이 많으니까 여러 곳에서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달 로맨틱 파티라는 이름으로 공연해온 로맨틱펀치는 라이브를 중시하는 팀이다. 2009년부터 여름마다 음반을 내온 로맨틱펀치는 올여름에도 싱글 음반을 발표한다. 5인조 밴드에서 남성 4인조 밴드로 구성원이 바뀌면서 내는 첫 음반이기도 하다. 지금 녹음하는 곡은 아직 이름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보컬 배인혁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잠재된 욕망을 터트린다는 내용으로 여름 이미지와 닮았다”며 “뮤지컬처럼 곡 구성이 다양하고 환상적인 효과를 넣은 편곡을 넣었다”고 설명한다. 신곡은 부산록페스티벌 등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1960년대 초 미국에선 유일하게 일탈이 허용되는 휴가지에서의 낭만과 사랑을 소재로 한 서프록이라는 장르가 발달했다. 여름 한철 노래 같지만 탐미적이고 기교에 찬 소리로 다른 많은 음악에 영향을 준 음악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서프록을 하는 밴드가 있다. 2012년 결성된 세이수미는 4인조 서프록 밴드다. 보컬을 맡은 최수미와 기타를 치는 김병규, 베이스 하재영, 드럼 강세민 등은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있는 연습실에 모여 연습하고 곡을 만든다. “우리는 여름밴드”라고 하는 세이수미는 14일 미니앨범 <빅 서머 나이트>를 낸다. 멤버들은 무역회사, 인쇄공장에 다니거나 아이티(IT) 개발자로 일하면서 음악을 해왔다. “상어와 마주치면 맞서 싸우라”는 노래 ‘파이트 더 샤크’나 안개가 내려앉은 여름 밤바다 느낌을 담은 ‘서머 나이트’는 팍팍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겁게 부풀릴 요량으로 만든 곡이다.
여러해 동안 여름만 되면 꾸준히 새 음반을 낸 밴드가 있다. 이병훈, 김진아, 홍영구가 활동하는 우쿨렐레 피크닉은 2010년 첫 앨범을 시작으로 6~7월에 새로운 곡을 발표해왔다. 하와이에서 온 악기를 들고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살랑살랑한 소리가 여름 느낌을 잘 담아내기 때문이다. 27일 나올 새 미니 음반 <여름비>도 우쿨렐레 피크닉 스타일의 밝고 편안한 곡들로 채워졌다. ‘캠핑카’ ‘몸에 좋은 생각’ ‘남다른 노총각’ 등 여름 일상 느낌을 담은 노래들이다. 8월7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 시와이(CY)씨어터에서 새 음반 기념공연을 열 이들은 올여름엔 휴가지보다는 도심 곳곳을 찾아다니며 휴가 못 가고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연주할 예정이란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각 뮤지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