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대관사업 위주 탈피, 공연장이 달라졌어요

등록 2015-07-19 19:23

인터파크가 공연이 없는 월요일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하는 ‘월요 쇼케이스’에서 상영하고 있는 <아리랑>
인터파크가 공연이 없는 월요일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하는 ‘월요 쇼케이스’에서 상영하고 있는 <아리랑>
인터파크 무료대관 ‘쇼케이스’
관람료 저렴해져 큰 호응 얻어
충무아트홀은 공연 기획 이어
뮤지컬 등 직접 개발·제작 돌입
“경쟁력 확보 차원 전략적 선택”
#1. 공연 휴무일인 지난달 22일 월요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뮤지컬 <아리랑>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행사는 연출가 고선웅의 내레이션에 맞춰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총 21곡의 넘버를 부르는 ‘낭독공연’ 형태로 진행됐다. ‘단돈 5000원’에 예매를 한 관객들이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블루스퀘어를 운영하는 인터파크가 제작사에 공연장을 무료 대관하는 ‘월요 쇼케이스’ 프로그램에 힘입은 풍경이다.

#2. 같은 날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매직쇼가 열렸다. 중구 주민만을 대상으로 ‘1인당 3000원’에 진행된 공연은 티켓 오픈 5분 만에 이미 매진이 된 터라 300여석의 극장은 빈자리가 없었다. ‘이은결의 미니콘서트’는 충무아트홀이 자체 기획해 짝수 달 마지막 주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 진행하는 ‘월요일엔(N) 콘서트’의 5번째 공연이다.

공연장이 달라지고 있다. 좋은 공연을 선별해 심사를 하고 공연장을 빌려주는 ‘대관사업’에 초점을 맞췄던 공연장들이 최근 자체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하고, 아예 제작에까지 나서고 있다. 한마디로 ‘하드웨어형’에서 ‘소프트웨어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람객의 저변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점차 산업화되고 있는 공연산업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다.

인터파크가 공연이 없는 월요일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하는 ‘월요 쇼케이스’는 가장 반응이 좋다. 지난 3월 뮤지컬 <영웅>을 시작으로 <로기수>, <쓰루 더 도어>, <유린타운>, <베어 더 뮤지컬>, <아리랑> 등이 이미 이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월요 쇼케이스’는 블루스퀘어 외에도 전시관 네모(150명 수용 가능), 합정역 롯데카드 아트센터(400석), 이화여대 삼성홀(700석) 등 인터파크가 운영 중인 4개 공연·전시관에서 모두 진행되고 있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과장은 “공연장이 단순히 대관업무로 수익을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연계의 한 주축으로서 기획사를 지원하며 서로 상생하는 방법으로 여러가지 자체 프로그램을 모색 중”이라며 “관객은 싼값에 공연을 미리 맛볼 수 있고, 기획사는 사전에 효과적으로 공연을 홍보하고, 공연장은 휴관일을 이용해 문화계에 일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무아트홀에서 중구민 대상으로 열리는 ‘월요일엔 콘서트’
충무아트홀에서 중구민 대상으로 열리는 ‘월요일엔 콘서트’
충무아트홀은 서울 중구 구립 공연장이라는 특성을 살려 구민 대상 ‘월요일엔 콘서트’뿐 아니라 매해 고전 발레를 한 편씩 올리는 ‘명품 클래식 발레 시리즈’도 기획했다. 올해는 유니버설발레단과 협업해 8월14~16일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공연한다. 자체 기획공연에서 더 나아가 충무아트홀은 아예 콘텐츠 자체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만든 데 이어 뮤지컬 배우들이 만드는 소극장 오페라 <리타>도 기획했다. 큰 호평을 받은 두 작품 모두 올해 하반기에 재공연을 할 계획이다. 올해엔 내년 8월 개막을 목표로 뮤지컬 <벤허> 제작에 돌입했다. 이런 방식으로 고정 레퍼토리를 구성해 몇 년 뒤엔 대관이 아닌 자체 공연 위주로 공연장 운영을 바꿔갈 계획이다.

충무아트홀 쪽은 “공연이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고 공연장이 크게 느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최명준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은 “대관을 위주로 하면 공연장이 장기적인 스케줄을 짜기 힘들고, 공연장이 크게 늘어 단순히 대관료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동시대의 질문을 제기하고 인문사회학·문화예술까지 다양한 각도로 고찰하는 교육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등을 운영해 온 두산아트센터 역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먼저 공연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예술가, 프로그래머, 큐레이터 등의 현재 고민과 비전을 들어보는 무료 강연 프로그램인 ‘컨템포러리 토크’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차례 기획했다. 영화감독 겸 연출가인 차이밍량과 정성일 영화평론가 대담, 미디어 작가 겸 연출가 김성환과 줄리엔 로어츠 뮌헨 예술의 집 큐레이터 대담 등을 진행했다. 오는 25일에는 프리 라이젠 전 쿤스텐페스티벌 예술감독과 김성희 아시아예술극장 예술감독의 만남을 진행한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두산아트센터 공연을 관람·평가하는 ‘공연 리뷰단’도 운영 중이다. 모두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공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해외 유명 공연을 선별해 대관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예술가 발굴·지원 등에 초점을 두는 제작극장을 지향하고 있다”며 “관객과의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에 나서는 것이 두산아트센터의 운영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각 공연장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