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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
서울민속박물관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붉은 열정 손오공’
경주박물관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
서울민속박물관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붉은 열정 손오공’
새해 병신년(丙申年) 띠동물 원숭이는 사람과 친숙하다. 용모는 물론, 재치있는 행동거지도 사람과 닮아 예부터 신화, 설화, 그림과 조각, 공예 등에 숱하게 등장하지만, 간사한 요물로 경계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인연 덕분인지 설날 연휴를 전후해 열리는 특별전시회들 가운데는 원숭이에 얽힌 문화유산들을 색다르게 조망하는 기획전들이 많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2일부터 시작된 특집진열전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5월1일까지)는 8세기께부터 통일신라 무덤들에 십이지신상의 하나로 새겨진 원숭이상들을 보여준다. 성덕왕릉의 원숭이상은 입체 상으로 복원했고, 전 김유신 장군 무덤과 성덕왕릉, 능지탑, 원성왕릉, 흥덕왕릉 등 7개 고분 원숭이상은 돋을새김한 탁본으로 전시한다. 평복 차림의 전 김유신 장군 무덤 원숭이상 외에는 모두 무기를 든 무사 차림이다. 용모와 자세가 실제 원숭이와 비슷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어 신라 장인들이 어떤 상상력을 풀어 원숭이를 빚어냈는지 떠올려보게 된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이 차린 특별전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22일까지)는 선조들의 옛 그림과 생활상에 깃든 원숭이의 자취를 소개한다. 장승업의 ‘송하고승도’ 등 원숭이가 나오는 명작 그림들과 십이지, 길상 등에 얽힌 원숭이 관련 이미지와 기록 등 70여점의 자료들을 내놓았다. 서울대공원 동물원과 협업해 원숭이의 행동과 특성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핀 것도 흥미롭다.
괴짜 원숭이 손오공이 등장하는 중국 고전 <서유기> 특집 전시도 있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열고 있는 ‘붉은 열정 손오공’전(5월15일까지)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다종다양한 <서유기> 관련 판화와 서책들을 선보인다. 인도, 타이의 원숭이 신 ‘하누만’ 석판화와 중국의 채색 서유기 육필연화, 일본 메이지시대 원숭이 판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원숭이 석판화 등 70여점의 색다른 원숭이 문화유산들을 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일본 메이지시대 원숭이 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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