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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통일염원 담은 글자들의 향연…서예박물관 새출발

등록 2016-03-01 20:21수정 2016-03-03 12:12

1일 낮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재개관 뒷풀이 현장. 조민석 건축가가 매단 글씨설치물 아래서 전통예인들이 거문고 대금병주 ‘천년만세’를 연주하고 있다.
1일 낮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재개관 뒷풀이 현장. 조민석 건축가가 매단 글씨설치물 아래서 전통예인들이 거문고 대금병주 ‘천년만세’를 연주하고 있다.
1년6개월간 리모델링뒤 재개관
면적 크게 늘고 대형회의장도
일반인도 참여한 첫 기획전 ‘통일아!’
수천점 조각 글씨로 설치작업
“오늘은 우리나라 서예가 새롭게 혁신하는 날입니다.”

벽을 빽빽이 메운 올망졸망한 글씨 작품들 앞에서 고학찬 서울예술의전당 사장이 서예박물관의 새 출발을 알렸다. 풍물패의 흥겨운 비나리 합주가 벌어졌고, 벽 앞에 놓인 돼지머리 고사상에 서예인들은 잇따라 서서 머리를 조아렸다.

삼일절인 1일 낮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재개관 기념식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공개된 박물관은 1년6개월여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부를 새롭게 단장했다. 강의동들을 고쳐 지은 탓에 좁고 동선이 불편했던 기존 전시공간은 2층의 현대·실험전시장과 3층의 역사상설전시장으로 바뀌었고, 면적도 250평에서 450평으로 늘어나 관람이 편해졌다. 4층엔 대형 회의장도 들어섰다.

3개의 새 전시장에서는 재개관을 맞아 기획전 ‘통일아!’가 차려졌다. 국내외 서예가, 주한외교사절, 일반인과 아이들한테서 통일, 평화 등을 주제로 받은 수천여점의 ‘일자서(一字書)’ 손글씨 작품들이 벽과 공간을 채웠다. 특히 들머리의 박기원, 최정화 작가는 이런 조각글씨 3500여점으로 벽면을 뒤덮거나 바닥에 동심원으로 배열한 설치작품들로 평화의 열망을 담은 만다라의 세계를 구현해냈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해방공간·한국전쟁 당시 주요 정치인들을 묘사한 서용선 작가의 대작 그림과 김구,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등 국내 역대 지도자들의 휘호가 함께 걸려 기묘한 울림을 주었다. 분단 현장을 그린 걸개그림 ‘총꽃’과 현대 서예가들의 걸개글씨 ‘통일만상’ 등도 나왔다. ‘미래 통일’을 다룬 조민석 건축가는 1508명의 글씨조각들을 모아 만국기처럼 천장에 걸어 펼친 설치작업 ‘사해일가’를 선보였다. 기념식 뒤엔 이런 글씨 난장 곳곳에서 일본 전통연희 노가쿠 가객, 어린이 합창단, 풍물패 등의 공연이 계속 이어졌다.

서예계 숙원이던 서예박물관 리모델링 비용은 120억원. 국비 90억원에 전당기금, 모금액 30억원을 합친 액수다. 문화계 한켠에서는 전시장을 신축해도 될만한 금액인데, 건물 외양을 유지하는 리모델링치고는 너무 거액을 들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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