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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첫사랑, 그 잊지못할 기억을 노래하네

등록 2016-05-30 23:00수정 2016-05-31 17:20

콘서트형 뮤지컬 ‘리틀잭’. 사진 HJ컬쳐 제공
콘서트형 뮤지컬 ‘리틀잭’. 사진 HJ컬쳐 제공
리뷰 l 콘서트형 뮤지컬 ‘리틀잭’

‘소나기’ 모티브 이야기는 뻔해도
배우의 11곡 라이브 무대에 환호
연인들은 왜 바닷가에서 사랑을 맹세할까. 드라마 <연애시대>의 은호와 동진이 그랬고, 영화 <트루먼쇼>의 트루먼도 첫눈에 반한 여인과 밤바다로 달려갔다. 현실의 연인들이야 셀 수도 없을 터. 아마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처럼,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자신들의 사랑도 그렇게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인지 모르겠다. 여기 ‘잭’과 ‘줄리’도 밤바다에 서 있다. 첫사랑에 달뜬 둘은 딜런 토머스의 시를 함께 읽으며 사랑을 속삭인다. “죽음이 결코 지배하지 못하리라/ 연인들을 잃더라도/ 사랑은 잃지 않으리.”

뮤지컬 <리틀잭>(연출 황두수)은 1967년 영국 사우스웨스트의 한 클럽을 배경으로 첫사랑의 기억을 노래하는 잭(정민, 김경수, 유승현)의 공연을 그린다.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야기는 어찌 보면 뻔하다. 10년 전 잭은 공연장에서 우연히 합주를 한 줄리(김히어라, 랑연)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가난한 뮤지션과 부잣집 딸의 사랑은 반대에 부딪힌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지만 이 역시 길지 않은 재회가 된다. 잭은 줄리와의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담아 <마이걸>이라는 앨범을 내는데, 그 앨범 발표 공연이 바로 뮤지컬의 무대가 된다.

뻔한 이야기를 살리는 것은 첫사랑의 순수한 감정을 담은 넘버들과 4인조 밴드가 함께하는 무대 그 자체다. 잭은 기타를, 줄리도 피아노를 직접 친다. 총 11곡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소화하는데 잭과 줄리의 화음이 아름다운 ‘심플’(simple)과 ‘유’(You)는 관객들의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순수 창작물로 콘서트형 뮤지컬을 소극장에 맞게 잘 풀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뮤지컬 <파리넬리>에서 리카르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던 김경수는 능숙한 애드리브로 관객의 웃음을 자주 이끌어냈다.

하지만 줄리의 등장 장면이 워낙 적어 감정선을 헤아리기 어렵다거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잇는 잭의 독백부가 너무 늘어지는 등 구성상의 문제 또한 드러냈다. 밴드 세션들의 어색한 포즈와 표정도 관객들의 몰입을 끊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람이 눈을 깜박거리는 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래” 같은 몇몇 대사들은 들을 땐 분명 낯뜨거운데, 극이 끝나고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유치하지만 절절했던 우리네 첫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7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02)588-7708.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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