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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영화에서 툭…박시춘-김시스터즈의 ‘시간여행’

등록 2016-07-07 15:07수정 2016-07-07 22:00

한국 최초의 뮤지컬 영화 <청춘쌍곡선>
작곡가 박시춘·가수 김시스터즈 출연
연주·연기·노래 소화 ‘신스틸러’ 활약

미미시스터즈·하림 ‘의기투합’
제1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서
60주년 기념 ‘타임슬립쇼’ 펼쳐
영화 상영 뒤 명장면 재해석해 재현
6일 저녁 영화 <청춘쌍곡선> 60주년 헌정공연 <미미의 청춘쌍극장>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미미시스터즈’의 작은 미미, 가수 하림, 큰 미미, 배우 홍영구.
6일 저녁 영화 <청춘쌍곡선> 60주년 헌정공연 <미미의 청춘쌍극장>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미미시스터즈’의 작은 미미, 가수 하림, 큰 미미, 배우 홍영구.

“이거 할 사람 나밖에 없네, 이러더라고요.”(큰 미미) 영화 도입부, 작곡가 박시춘과 가수 김시스터즈가 병원 진료실에서 번안곡 ‘아이 니드 유 나우’(I need you now)를 부르는 장면을 보여주자 가수 하림이 이렇게 말했단다. 영화의 음악감독이기도 했던 박시춘은 ‘낭랑 18세’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을 만든 가요계의 거목이다. 김시스터즈는 ‘목포의 눈물’(1935)의 가수 이난영의 두 딸과 조카로 이뤄진 당대의 ‘아이돌’로 이후 미국에 진출했다. 1930년대 배경의 음악극 <천변살롱>을 몇년째 해온 가락 덕분일까. “의상테러”라고 투덜댔지만 노란 타이츠를 신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왕서방 연서’를 부르는 하림은 영화 속 박시춘과 썩 닮아 보였다. 발음과 말투까지 연구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 뮤지컬 영화 <청춘쌍곡선>(1956) 60주년 헌정공연 <미미의 청춘쌍극장>이 6일 저녁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제1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첫 문을 여는 자리였다. ‘시스터즈’ 여성 그룹의 계보를 잇는 미미시스터즈가 각본·연출을 맡았고, 하림과 배우 홍영구, 밴드 미미여고 등이 함께했다. 둘 다 옛노래를 사랑한다는 미미시스터즈와 하림은 흔한 선후배 사이로 지내다 우연히 “아니 당신도 김시스터즈를 안단 말이야?” 하며 의기투합했다. 미미시스터즈가 이번 공연을 제안했을 때도 하림은 “500원을 주더라도 하겠다” 답했다 한다.

1956년도 영화 <청춘쌍곡선>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김시스터즈.
1956년도 영화 <청춘쌍곡선>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김시스터즈.
1956년도 영화 <청춘쌍곡선>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김시스터즈와 작곡가 박시춘.
1956년도 영화 <청춘쌍곡선>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김시스터즈와 작곡가 박시춘.

<청춘쌍곡선>은 <자유부인>(1956) 등을 연출한 한형모 감독의 코미디 영화다. 당시 유행하던 악극 공연을 영화에 적극 도입해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야밤에 미친 여자처럼 웃었다.”(큰 미미) 관객들 역시 배우 양훈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며 ‘빵빵’ 터졌다.

6일 <미미의 청춘쌍극장> 공연에서 미미시스터즈와 쌍미미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6일 <미미의 청춘쌍극장> 공연에서 미미시스터즈와 쌍미미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공연의 다른 이름은 ‘타임슬립쇼’. 영화가 끝나자마자 한 무리의 ‘악극단’이 무대로 올라왔다. 영화 속 명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열두가지 재주 가진 놈이 밥 먹을 재주는 없다”던 지게꾼의 노래 메들리를 택배 배달원(배우 홍영구)이 다시 부른다. 오늘날 가난한 예술가들의 현실이 그때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현대적 재해석”(큰 미미)이란다. ‘타향살이’,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옛 노래에 성대모사까지 더했다. 도입부 명장면도 영화 속 김시스터즈와 똑같이 간호사복을 입은 미미시스터즈의 열연으로 2016년에 소환됐다. “영화 속 인물들이 무대에서 펑 하고 튀어나오는 느낌”(하림)이 신선했다. 모은영 기획 프로듀서는 “영화와 공연의 결합도를 높이려고 했다. 악극단을 현대적으로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존재가 되고 싶다.”(큰 미미) “많이 불러달라.”(하림) “(하림) 오빠는 우리와 계속 간다.”(작은 미미) 이들의 쌍곡선은 이제 시작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사진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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