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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름만 유명한 백남준의 작품 속내를 보여드립니다

등록 2016-07-27 16:22수정 2016-07-27 22:06

색다르게 만나보는 거장 백남준 특별전들
‘백남준∞ 플럭서스’전에 처음 공개된 설치작품 ‘시집온 부처'. 작가가 직접 수집한 옛 가구 안에 돌부처와 그가 받은 훈장, 가족에게 보낸 엽서, 편지 등의 기록들을 넣은 색다른 작품이다.
‘백남준∞ 플럭서스’전에 처음 공개된 설치작품 ‘시집온 부처'. 작가가 직접 수집한 옛 가구 안에 돌부처와 그가 받은 훈장, 가족에게 보낸 엽서, 편지 등의 기록들을 넣은 색다른 작품이다.
‘백남준∞ 플럭서스’전에 나온 작업동료 요제프 보이스의 설치작업 ‘직접 민주주의를 위한 장미'(1973). 장미꽃이 꽂힌 유리병 옆에 보이스의 퍼포먼스 전시 등을 담은 엽서, 사진들을 늘어놓아 보이스 작업의 사회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백남준∞ 플럭서스’전에 나온 작업동료 요제프 보이스의 설치작업 ‘직접 민주주의를 위한 장미'(1973). 장미꽃이 꽂힌 유리병 옆에 보이스의 퍼포먼스 전시 등을 담은 엽서, 사진들을 늘어놓아 보이스 작업의 사회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한국인에게 백남준(1932~2006)은 상업화랑들에 널리고 널린 티브이 로봇이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있는 거대한 티브이탑 ‘다다익선’ 정도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로봇과 영상은 백남준 세계의 미미한 일부분일 뿐이다. 현대 미술사에서 고인은 예술의 혁신을 지향한 실천가 면모가 더 높이 평가된다. 불교의 선 사상과 존 케이지 등의 전위음악, 20세기 미술의 혁명아 마르셀 뒤샹의 적자를 자처하며 일상과 예술을 통합하려던 플럭서스의 불온성을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와 퍼포먼스란 됫박 위에 쏟아부어 또다른 전위의 기념비를 만들어냈던 까닭이다.

그의 10주기를 기념하는 전시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10주기전 ‘백남준∞ 플럭서스’(31일까지)는 그의 작품 태반이 됐던 60~70년대 플럭서스 미술운동의 실체를 짚어보는 자리다. 무속, 선사상에다 20세기 서양 현대미술의 개념 전복 작업을 비디오 아트와 현대음악, 퍼포먼스 등을 통해 합일시키려 했던 백남준의 세계를 시기별 작품들과 플럭서스 발자취를 보여주는 동료 작품 200여점으로 보여준다. 플럭서스는 1962년 젊은 다국적 예술가들이 반자본주의 반상업주의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예술운동이다. 전시장에는 일상의 사진, 신문기사, 잡동사니, 자연물 등을 뒤섞거나 재조합한 백남준과 동료들의 다양한 설치작업과 아카이브 작업들이 각목으로 엮은 공간 속에 진열되어 있다. 악기를 부수고 깨부수는 실험을 서로 돌려가며 했던 작가들의 작업 흔적들과 오노 요코의 하늘 나는 몸짓을 위한 지시문 조각, 백남준의 친구였던 요제프 보이스의 설치작업 ‘직접 민주주의를 위한 장미’(1973) 등에 나온 엽서, 사진 아카이브 등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추구했던 대중적 소통의 의지와 노력들을 증언한다. 경계 자체를 짓부수려던 백남준의 도발성이 드러나는 낯선 수작들도 보인다. 1932년 6월1일치 <뉴욕타임스> 지면에 색연필로 자신의 상상력과 단상을 풀어 쓴 낙서를 담은 ‘태내기 자서전’(1981년 작)이 그렇다. 그가 태어난 해의 신문 지면에 ‘태아 백남준’과 부모의 가상대화를 낙서처럼 휘갈긴 이 작품은 역사를 자유자재로 작품 콘텐츠에 풀었던 특유의 기지를 뽐내는 듯하다. 옛 이층장 가구 안에 뭉툭한 석조 불상과 사진, 훈장,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 엽서 등을 넣은 ‘시집온 부처’는 누나에게 선물했다가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가족에 얽힌 작가의 인간적 온기가 와닿는다.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의 10주기 기획전 ‘뉴 게임플레이’(내년 2월19일까지)는 백남준의 도발적 이미지들을 게임이라는 맥락에서 계승한 후대 작가들의 이색 작품 모음이다.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의 일그러지는 얼굴상을 증폭시켜 보여주는 백남준의 1965년 작품 ‘닉슨 TV’와 중국 공산당 홍군의 대장정 신화를 게임 이미지로 뒤튼 펑멍보의 작품 등이 나왔는데, 다양한 구도로 만든 이미지 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백남준 쇼’(10월30일까지)는 요란한 영상과 음악, 소음이 뒤섞인 전형적인 백남준표 비디오 아트 잔치다. 대형 거북 형상에 166개 모니터를 장착한 대형 비디오 설치작품 ‘거북’(가로 10m×세로 6m)을 필두로 모차르트 연주곡을 넣어 만든 ‘M200’ 등 작품 100점과 고인 사진으로 짜인 블록버스터성 전시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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