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베트남전 이전과 이후 ‘서늘한 숙고’

등록 2016-09-07 18:41수정 2016-09-07 21:06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 9일부터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전후 희생자·가족 등 사진 전시
왼쪽 사진 두 장은 미군이 두 각도에서 찍은 응우옌티탄의 쓰러진 모습. 미군 문서에 첨부된 사진 설명엔 “가슴이 잘린 채 살아있는 여자”라 고 적혀 있다. 가운데 작은 사진들은 3. 응우옌티탄의 생전 모습, 4. 응우옌티탄과 함께 화를 당한 어머니 팜티깜(1928년생), 5. 응우옌티탄의 막냇동생으로 엉덩이가 날아갔던 젖먹이 응우옌 디엔칸(1967년생)이다. 왼쪽에서 세번째 줄 사진은 응우옌티탄의 아버지 응우옌전(1927년생)과 응우옌티탄의 동생 응우옌티호아(1955년생)이다. 맨 오른쪽은 응우옌티탄의 마지막 모습을 증언하는 생존자 쩐티투언의 사진이다. 쩐티투언은 총에 맞아 쓰러진 무리들 맨 밑에 깔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200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왼쪽 사진 두 장은 미군이 두 각도에서 찍은 응우옌티탄의 쓰러진 모습. 미군 문서에 첨부된 사진 설명엔 “가슴이 잘린 채 살아있는 여자”라 고 적혀 있다. 가운데 작은 사진들은 3. 응우옌티탄의 생전 모습, 4. 응우옌티탄과 함께 화를 당한 어머니 팜티깜(1928년생), 5. 응우옌티탄의 막냇동생으로 엉덩이가 날아갔던 젖먹이 응우옌 디엔칸(1967년생)이다. 왼쪽에서 세번째 줄 사진은 응우옌티탄의 아버지 응우옌전(1927년생)과 응우옌티탄의 동생 응우옌티호아(1955년생)이다. 맨 오른쪽은 응우옌티탄의 마지막 모습을 증언하는 생존자 쩐티투언의 사진이다. 쩐티투언은 총에 맞아 쓰러진 무리들 맨 밑에 깔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200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 종류 사진들이 있다. 전쟁터가 된 마을, 학살의 ‘그날’ 현장을 담은 사진이 가운데 놓인다. 그 한쪽에는 ‘그날 이전’ 희생자들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들이 있다. 다른 한쪽에 걸리는 것은 ‘그날 이후’ 살아남은 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과 그 앞뒤 희생자와 유족·친지들의 삶과 기억을 담은 사진들이 나란히 내걸리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아트링크에서 펼쳐지는 ‘고경태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퐁니·퐁넛>’이다.

시작엔 1968년 미 해병 제이 본 상병이 촬영한 스무 장의 사진이 있다. 그는 2월12일 한국군 해병대가 다낭 인근 퐁니·퐁넛 마을로 진입하는 것을 본다. 1시간 반 뒤 무전 명령을 받고 마을로 들어선 그는 공터에 널린 10여구의 주검, 홀로 쓰러진 여성과 아이를 발견하고 셔터를 눌렀다. 그는 인화한 흑백사진을 상급부대에 제출하면서 ‘타 버린 집들’ ‘가슴이 잘린 채 살아있는 여자’ 같은 짧은 설명을 붙였다.

미국이 극비로 분류한 이 사진들은 2000년 6월1일 기밀해제된다. 당시 <한겨레21> 기자이던 고경태는 이 사진과 관련 문서를 세계 최초로 보도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진기를 들고 지금껏 6차례 퐁니·퐁넛을 찾았다. 이를 통해 익명의 주검들이 이름을 찾는다. ‘가슴이 잘린 채 살아있는 여자’는 응우옌티탄으로 밝혀졌다. 고경태는 숨진 이들의 옛 사진을 구하고, 살아남은 가족·친지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들을 모아 아카이브전을 연다. 이야기를 더해 책으로도 낸다. 본 상병도, 현재 <한겨레> 신문부문장인 고경태도 프로 사진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둘의 사진은 한데 모여 강렬한 이미지를 새기며, 전쟁과 삶과 죽음과 역사에 관한 서늘한 숙고로 보는 이를 이끌 것이다. 9일~10월1일, 무료. (02)738-0738.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사진 고경태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