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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연말 봄빛내는 소장, 신예 작가들의 근작 전시들

등록 2016-12-29 16:08수정 2016-12-29 21:27

송은미술대상전, 6인 소장작가전 ‘직관의 풍경’
독립기획자 최정윤씨의 기획전 ‘룰즈’ 등 젊은 기획전 잇따라
새로운 감각과 구도의 회화에 집중하는 흐름 보여줘
송은미술대상전 수상작가인 김세진씨의 영상설치작품 <도시은둔자>(2016)의 한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근무하는 미화원의 소외된 노동을 포착한 이 영상작품은 현대의 계급구조와 소외된 개인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송은미술대상전 수상작가인 김세진씨의 영상설치작품 <도시은둔자>(2016)의 한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근무하는 미화원의 소외된 노동을 포착한 이 영상작품은 현대의 계급구조와 소외된 개인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2016년 청년미술판은 한해 내내 여러 악재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청년작가들은 기세가 만만찮았다. ‘삼포세대’의 감수성을 앞세우며 시내 변두리에 우후죽순 생겨난 신생공간과 ‘굿즈’라는 아트상품을 파는 새 형식의 관객 직거래 장터(아트페어)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생공간들이 대부분 문을 닫거나 휴면기에 들어갔고, 직거래 장터도 문체부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 아래 명맥을 잇는 정도에 그쳤다. 창작 작품들도 기성작가나 세계 미술계의 동시대 트렌드를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늦가을 불거진 성추행 파문이 청년 미술판을 강타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말 젊은 작가들의 신작 기획전이 몰리는 건 뜻밖의 현상이다. 20~40대 소장 작가들이 회화를 중심으로 그들 나름의 감각과 실험성을 내세운 근작, 신작들이 상당히 나와 내년 청년미술계의 기상도를 얼추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 골목에 자리한 송은아트스페이스를 먼저 가볼 만 하다. 송은미술대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30~40대 소장작가들의 신작 전시(내년 2월25일까지)들을 만나게 되는데, 김세진(45) 작가의 설치 영상작품이 눈길을 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의 고단한 일상과 노동을 담은 <도시은둔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아시아인 이민사를 정밀하게 포착한 <열망으로의 접근> 같은 작품들은 다큐적 얼개와 시공간에 대한 영상 미학적 해석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작가는 자본이 만들어낸 계급 구조와 소외된 개인의 가치가 갈등을 빚는 양상에 대해 냉정한 물음을 던진다. 소문으로 공포가 확산되는 ‘바이러스’의 실체를 독특한 구도로 보여주는 염지혜(34) 작가의 영상 작품도 인상적이다.

이환희 작가의 유화 <사랑스러운 날>(2016). 두껍고 거친 질감의 표면에 감각적인 색채를 입힌 추상회화를 그렸다. 서울 영등포 전시공간 위켄드에 나왔다.
이환희 작가의 유화 <사랑스러운 날>(2016). 두껍고 거친 질감의 표면에 감각적인 색채를 입힌 추상회화를 그렸다. 서울 영등포 전시공간 위켄드에 나왔다.
2014년 삼포세대 미술인들을 부각시킨 ‘청춘과 잉여’전을 공동기획해 화제가 됐던 독립기획자 최정윤씨는 잇따라 두개의 기획전시를 차렸다. 서울 북촌 원앤제이갤러리의 ‘룰즈’ 전(내년 1월19일까지)과 서울 영등포의 새 공간 위켄드(옛 커먼센터 자리)에 마련한 이환희 작가의 개인전(내년 1월22일까지)이다. ‘룰즈’ 전에는 고근호, 성시경씨 등 80~90년대 태어난 젊은 회화작가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그린 비재현적 추상 그림들이, 이환희 작가의 전시에는 두터운 표면의 질감효과와 독특한 색채감을 강조해 조각 느낌을 자아내는 실험적 회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서울 장충동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집에서는 홍범 작가가 꾸린 그만의 집 공간들이 다양한 이미지들로 변주되고 있다. ‘오래된 외면’이란 부제가 붙은 이 전시(내년 2월11일까지)는 작가의 유년기 파편화한 집의 기억, 경험, 감정들을 과거·현재가 교차하는 영상, 설치, 드로잉들로 표현한 작업들이 나왔다. 김웅현, 안지산씨 등 30대 작가 6명이 만든 파편적 이미지의 회화들을 보여주는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서울의 그룹전 ‘직관의 풍경’(내년 1월 22일까지)과 30~40대 한국화가들의 이상적 풍경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화폭에 담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의 ‘무진기행’ 전(내년 2월12일까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위켄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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