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전에 나올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의 인간 모양 석상과 ‘프랑스 복식’전에 나올 18세기 프랑스 장식의복.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대여전시가 취소되면서 김영나 전 관장이 경질돼 외압 파문을 빚은 국립프랑스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 전시회(<한겨레>2016년3월25일치 1면)가 올해 얼개를 바꿔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3일 올해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어 5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전을 박물관과 산하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순회전으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장식예술박물관이 소장한 18~20세기 프랑스 복식들을 단추 등의 장식물들과 함께 선보이며 당대 복식사와 시대별 흐름을 짚어보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앞서 박물관 쪽은 지난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 ‘프랑스 장식미술전’을 추진했으나 프랑스 패션업체들이 전시장에 명품들을 들여와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상업성 판촉 행사장까지 요구하자 김 전 관장의 거부로 전시가 무산됐다. 김 전 관장은 그 직후인 지난해 3월초 갑자기 경질됐다. 당시 김 전 관장은 “상부(청와대) 압박으로 관장을 그만둔 게 맞다”고 <한겨레>에 밝혔고, 박 대통령이 이 전시를 가보고 싶다고 앞서 관심을 표명했다는 문체부 내부 폭로가 나오면서 외압 경질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영훈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지난해 문제가 된 프랑스장식미술 전과 전혀 관계없는 새로운 전시”라며 “기관 교류 차원에서 다시 협의를 진행해 다른 성격의 특별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올해 프랑스복식전 외에도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아라비아 반도의 역사 문화를 소개하는 ‘아라비아의 길’전(5~8월)을 국내 처음 열며 독일 고도 드레스덴의 바로크 예술유산들을 주로 선보이는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9~11월), 국내 고대철기 유물들을 재조명하는 ‘철의 문화사’전(9~11월), 러시아 에르미타주미술관 소장 프랑스미술 명품전(12월~내년 4월) 등을 내놓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