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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글·알파벳 글자들이 변신 펼치는 디자인한마당

등록 2017-01-31 15:52수정 2017-01-31 21:42

핀란드 헬싱키와 한국 작가들의 디자인 잔치 ‘타이포크라프트…’전
타이포그라피 주제로 한 두나라 작가들의 즐거운 상상마당
핀란드 헬싱키의 디자이너 주코 & 일카 카르카이넨 팀이 만든 ‘나무 글자들’.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뿜는 알파벳 글자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핀란드 헬싱키의 디자이너 주코 & 일카 카르카이넨 팀이 만든 ‘나무 글자들’.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뿜는 알파벳 글자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10여평짜리 좁은 공간에서도 디자인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문 열고 들어가면 두 개의 검은 쉼표들이 앙증맞게 탈바꿈한 지퍼 가방이 눈길을 맞아준다. 쓰고 버려진 나무 국자는 안쪽 벽에 내걸린 채 몸연기를 한다. 배우가 분장하듯 자기 얼굴에 숭숭 잔 구멍 뚫어놓고 자루에 잘 나가던 과거에 대한 독백글을 써놓았다. 그 옆 둘둘 말린 천조각들은 잡지란다. 아트숍 찾은 손님들 대화를 적어놓고 가위로 끊어서 파는 잡지의 이름은 ‘패브릭 진-얼굴’.

서울 서촌 자하문로 갤러리 팩토리에는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발상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디자인 작품들이 널렸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활동중인 작가 13명과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예술가 13명이 타이포그래피(문자 디자인)를 주제 삼아 만든 갖가지 조형물, 공예품들을 함께 내어놓은 ‘타이포크라프트 헬싱키 투 서울’ 전. 연말부터 판을 벌인 이 전시는 거창한 틀 내세우지 않고 두 나라 디자인 작가들이 즐겁게 놀이하듯 주무른 상상력 집합소 같다.

디자이너 사라 렌발의 타이포크라프트 작품 ‘스쿠풀’. 버려진 식기에게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새 삶을 부여해주겠다는 상상을 하며 만든 것이다.  나무 숟가락 겉에 숟가락의 과거에 대한 독백이 핀란드말로 쓰여져 있다.
디자이너 사라 렌발의 타이포크라프트 작품 ‘스쿠풀’. 버려진 식기에게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새 삶을 부여해주겠다는 상상을 하며 만든 것이다. 나무 숟가락 겉에 숟가락의 과거에 대한 독백이 핀란드말로 쓰여져 있다.
출품작들은 2차원 평면의 인쇄 글자체로 받아들이기 십상인 타이포그래피를 입체적인 시야로 넓혀 디자인, 예술, 공예가 함께 녹아든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쉼표 모양새로 만든 사샤 후버의 ‘피쿠 백’, 국자·숟가락 같은 식기에 배우로서의 삶을 부여한 사라 렌발의 ‘스쿠풀’은 상상력과 조형적 매혹이 함께 다가온다. 주코 & 일카 카르카이넨 팀이 만든 ‘H’ 모양의 ‘나무 글자들’은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뿜는 알파벳 글자를 형상화한 작품. 한국 작품으로는 87년 6월 항쟁 당시 플래카드의 손글씨체를 따서 만든 김종범씨의 다기능 한글도형자가 색다른 감상을 안겨준다. 가위로 끊어주는 천잡지 <얼굴>을 만든 디자인팀 아티스트프루프의 작업들도 관객의 호평을 받고있다.

홍보라 갤러리 대표가 지난해 헬싱키 여행을 갔다가 현지 화랑에서 우연히 본 핀란드 작가들의 타이포디자인에 훅 빠져 꾸려진 작품 마당이라고 한다. 지난주 현지 작가들을 초대해 한국 작가들과 워크숍도 연 갤러리 쪽은 올해 헬싱키 디자인위크에도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낼 계획이다. 10일까지. (02)733-4883.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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