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운 작가가 목탄으로 그린 작품 ‘비가 오도다…마곡동에…’.
한국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회장을 지내며 진보미술 진영의 주요 작가로 활동했던 고 여운(1947~2013) 작가의 4주기 회고전 ‘여운 餘韻:남기다’가 15일까지 서울 가양동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70년대 청년 시절 그린 창문, 신문조각, 사진 등의 콜라주 작업을 비롯해, 80년대 사회풍자적인 대작, 이땅의 정경을 목탄으로 옮긴 흑백톤 풍경화, 2000년대 그린 민화풍의 닭그림 등이 두루 나와 화력의 변천 과정을 더듬어볼 수 있게 했다.
고인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홍익대를 나와 70년대 실험적인 모더니즘 회화들로 주목받았다. 80년대 이후 현실비판적인 참여미술로 전환해 ‘검은 소묘’ 등을 창작하며 민미협 결성에 앞장섰다. 미술인뿐 아니라 문인 등 다른 예술인들과도 교분이 깊었던 작가는 서울 인사동 문화거리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수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전시 딸림행사로 ‘여운의 삶과 예술’에 대한 특강(이태호 명지대 초빙교수)이 12일 오후 2시부터 미술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02)2659-2206.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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