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서 한반도 단일기를 들고 ‘통일 기원 춤’을 추고 있는 장순향 민족춤협회 이사장. 사진 장성하 작가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수립을 기원하는 예술인들의 열망이 ‘디엠제트(DMZ) 평화통일 민족예술제’로 피어난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마을에서 12일 오후 2~6시까지 시낭송·노래·풍물·춤·소리 한마당이 열린다.
민족작가연합·한국민족춤협회가 주최하고 3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김포 지역 민통선마을을 꿋꿋이 지켜온 평화교회 근처에서 흥겨운 길놀이 풍물로 시작해 철조망 경계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먹의 향기로 분단의 벽을 가른다는 의미를 담아 서예가 김기상이 서예 퍼포먼스를 벌이고, 궁중무용 중 하나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처용무(정금희·변상아)를 선보인다. 남과 북을 자유롭게 왕래하기를 비는 뜻에서 박소산이 학춤을 추고 소리꾼 이덕인·조현서가 팔도아리랑을 부른다.
10여명의 시인들은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시를 지어 발표한다. 박학봉 시인은 “우리는 반드시 돌아가리라. 떨어진 꽃이라면 꽃씨라도 바람에 날아가리”(<열두달을 꽃 이름으로 다시 불러본다>)라고 읊고, 시인 박금란은 “통일동산을 줄지어 소풍가는 꼬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퍼지는 환한 세상이 보입니다”(<남북정상회담을 축복하는 봄비>)라고 노래한다.
이날 대미는 민족춤협회 이사장인 춤꾼 장순향의 ‘통일기원 퍼포먼스’로 장식한다. 그는 나뭇가지로 한반도를 형상화하는 지도를 만들고 액운을 쫓는 곡물로 쓰였던 팥을 흩뿌리면서 어렵사리 공수해온 금강산 생수를 정화수 삼아 남북화해를 기원하는 춤을 출 예정이다. 장 이사장은 “평화를 위해 남북이 꾸준히 발걸음을 옮겨야겠지만 주변국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앞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런 어려움들을 물리치길 바라는 정성스러운 뜻을 담아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