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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안풀리고 아픈가요, 내가 곁에 있을게요

등록 2018-06-14 16:37수정 2018-06-14 19:12

‘모닝+이브닝’ 밴드 모브닝
일기쓰듯 진정성 노래하며
‘청춘의 아픔’에 위로 건네
최근 미니앨범 <태풍의 눈>을 발표한 3인조 밴드 모브닝. 모스핏 제공
최근 미니앨범 <태풍의 눈>을 발표한 3인조 밴드 모브닝. 모스핏 제공
“아프니까 청춘이다.”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던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이 책은 제목이 하나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청춘의 아픔의 구조적 원인을 당연시한다”는 비판도 불렀지만, 이 시대 청춘의 상당수가 아픔에 처했다는 건 현실이기도 하다. 여기 청춘의 아픔에 대해 다른 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다. 최근 미니앨범 <태풍의 눈>을 발표한 밴드 모브닝이다.

모브닝은 강하림(보컬·건반)과 그의 초등·중학교 동창 황인규(베이스), 동네에서 만난 동생 임준혁(드럼)으로 이뤄진 3인조 밴드다. 강하림과 황인규가 스무살이던 2012년 하드록·헤비메탈 밴드 타이탄을 결성한 게 시작이었다. 5인조가 된 밴드는 2013년 연세대 작곡과 재학중인 강하림의 학교 축제 무대에 나갔다. 반응이 뜨거웠다. 뒤풀이 자리에서 한껏 들떠서는 “취미가 아니라 제대로 해보자”고 결의했다.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며 밴드로서 정체성을 쌓아나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기타리스트 2명이 차례로 나갔다. 2016년 초, 밴드에는 셋만 남았다. “우리끼리 해보자.” 벤 폴즈 파이브, 킨, 루카스 그레이엄처럼 기타 없이 건반을 앞세운 밴드로 방향을 틀었다. 이름도 모브닝으로 바꿨다. “아침(모닝)부터 저녁(이브닝)까지 하루 종일 당신 곁에서 함께할 음악”이라는 뜻이란다. 그해 9월 데뷔 싱글 <라이프 이즈 어 레인보>를 발표했다.

최근 미니앨범 <태풍의 눈>을 발표한 3인조 밴드 모브닝. 모스핏 제공
최근 미니앨범 <태풍의 눈>을 발표한 3인조 밴드 모브닝. 모스핏 제공
지난해 내놓은 미니앨범 <엠>에선 흥겨운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결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그에 비해 이번 앨범 <태풍의 눈>에선 한층 깊고 차분해졌다. 강하림은 “사운드보다 진정성 있는 노랫말에 무게를 두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니 편안하고 단순한 편곡을 추구하게 되더라”고 했다. 앨범에 담고 싶었던 건 자신들이 20대 초중반을 거치며 겪어온 아픔이다. “꿈꾸는 내일은 언제나 기대와 같지 않고, 세상은 한결같이 야속합니다. 요란하고 거센 태풍의 한가운데, 잠시 머물면서 나의 일기를 써내려갑니다.” 강하림이 적은 앨범 소개 글이다.

“고민도 많고 일도 잘 안 풀렸어요.” 이들은 인터뷰에서 구구절절 사연을 풀어놓는 대신 이렇게만 말했다. 2015년 황인규와 임준혁은 다니던 학교를 자퇴했다. 강하림도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지만 “밴드 하는 데 그나마 타이틀이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러지 못했다.

“아파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뭘 어떻게 해줄 순 없어요. 다만 우리도 이렇게 아프다고 얘기하는 거죠. 나와 같은 사람이 그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자신들의 아픔과 고민을 노래한 이유다. 모브닝은 ‘내가 있을게’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가장 소중하다 여겼던 너의 가치가/ 어느 날 갑자기 물거품이 됐을 때/ 함께 울어줄게 함께 아파할게/ 너의 곁에 있을게.”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법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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