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정규 앨범 10집 <자우림>으로 돌아온 록밴드 자우림의 김진만, 김윤아,이선규.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록밴드 자우림이 22일 10집 <자우림>을 발표한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음반이다.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자우림은 “데뷔 이후 20년간 쌓아온 것들을 한방에 쏟아낸 게 이번 앨범”이라고 했다.
밴드 이름을 제목으로 붙인 음반을 ‘셀프타이틀 앨범’이라 한다. 보통 데뷔작을 셀프타이틀 앨범으로 하는 사례가 많다. 이선규(기타)씨는 “4~5집 때 셀프타이틀을 써볼까 했더니 창피하다, 부끄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견이 없더라”고 전했다. 김진만(베이스)씨는 “아마도 100년 후에 자우림 검색하면 이 앨범을 듣게 되지 않을까? 셀프타이틀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자우림은 1997년 영화 <꽃을 든 남자> 주제가 ‘헤이 헤이 헤이’로 이름을 알린 뒤 1집 <퍼플 하트>로 데뷔했다. 김윤아(보컬)씨는 “데뷔 당시엔 앨범 2~3장 내고 말겠지 싶었는데, 20여년 동안 앨범을 10장이나 낼 수 있었던 건 ‘지음’이라 할 수 있는, 자우림 음악을 이해해준 팬들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우림은 지난해 데뷔 20돌 기념 전국 투어를 돌며 곳곳의 ‘지음’들을 만났다.
자우림은 데뷔 이후 줄곧 4인조였지만, 지난해 구태훈(드럼)씨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 때문에 활동을 중단해 3인조가 됐다. 이선규씨는 “음악적 견해차가 아니라 음악 외적인 일로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0집 타이틀곡은 ‘영원히 영원히’다. “라라라라라라~” 부르는 후렴구를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계속 맴돌 만큼 매력적인 사랑 노래다. 미리 들어본 이들 중 열이면 열 모두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꼽았단다.
자우림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 걸로도 유명하다. 이번엔 “한없이 낮은 곳에서만 작렬하는 분노 너의 분노/ 한없이 약한 곳에서만 폭발하는 광기 너의 광기”로 시작하는 첫 곡 ‘광견시대’가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밟히게 된다고 여기는 이 시대 젊은층의 상황을 노래했어요. 라이브 공연 때 신나게 달리기 좋은 곡이긴 한데, 개인적으론 앨범에서 가장 슬픈 곡이에요.”(김윤아)
김윤아씨와 이선규씨는 최근 <제이티비시>(JTBC)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2>에 출연했다. 포르투갈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며 음악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되찾았다고 했다. “밴드를 20년 하다 보면 나태해지거나 심경의 변화가 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2011년 <나는 가수다> 출연으로 한 차례 심기일전했고요, 이번에 <비긴 어게인> 출연도 타이밍이 좋았어요. 운이 좋았죠.”(이선규)
8월 10~12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자우림은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 좋은 팀으로 정평이 나 있거든요. 와서 보시면 살아있다는 느낌과 함께 광란의 밤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김윤아)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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