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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덧없는 추억 물결치는 산촌의 색과 선을 보라

등록 2018-06-25 18:42수정 2018-06-25 20:44

부산화단 대가 양달석 회고전 열려
선묘와 색채 너울거리는 ‘산촌’ 눈길
30일까지 부산 공간화랑서 10여점 전시
양달석이 1960년에 그린 수채그림 <산촌>
양달석이 1960년에 그린 수채그림 <산촌>
덧없는 추억이 물결치는 그림이다. 아지랑이처럼 너울거리는 선묘와 색채 속에 지난 시절 이땅 산골 마을의 정경이 녹아들었다. 나무들 우거진 동산에 초가집과 소들이 있고, 길 섶으론 보퉁이를 이고 가는 아낙과 노는 아이들의 잔상이 흘러간다.

1940~70년대 부산 화단 주역이던 화가 양달석(1908~1984). 그의 숨은 득의작으로 꼽을 만한 수채그림 <산촌>은 더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아련한 정조를 일으킨다. 최근 부산 해운대 부산공간화랑에 차려진 작은 회고전에서 이 작품을 만나게 된다. 가로 55㎝, 세로 30㎝의 소담한 푸른빛 화폭에 50여년전 산골 동네의 일상이 들어앉았다. 단순하고 명확한 선으로 소녀와 목동, 소 등의 동화적인 이미지들을 주로 그렸던 작가의 전형적 화풍과는 확연히 다른 구도로 그려졌다. 울렁이는 색조와 선의 리듬감이 정겨운 산촌 이미지와 어우러져 꿈결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양달석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1930년대 일본 도쿄 제국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웠다. 1940년 부산 최초의 서양화 동인모임 춘광회를 꾸렸고, 해방 뒤엔 부산미술협회 회장, 국전초대작가 등을 지냈다. 식민지, 전란을 겪은 시대 상황과는 거리를 두고 목가적 풍경을 주로 그린 그의 작품들은 요즘도 미술시장에 가끔씩 나온다. 어려웠던 과거 시절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며 위로와 편안함을 준다는 게 애호가들의 평이다.

1975년 개관 초대전, 2002년 회고전으로 인연을 이어온 화랑주 신옥진씨가 작가의 재조명을 위해 다시 차린 전시다. <산촌>외에도 꽃바구니를 든 소녀의 오묘한 얼굴이 인상적인 <연인>과 <소와 목동><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등 잘 내보여지지 않았던 유화, 수채화, 병풍 등 10여점이 나왔다. 30일까지. 051)743-6738.

부산/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부산공간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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