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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서울 풍경 100년 변천사를 한눈에

등록 2018-06-26 17:53수정 2018-06-26 20:23

‘유유산수-서울을 노닐다’ 전시
세종문화회관 개관 40돌 기념
작가 59명의 산수·풍경화 모아
고암 이응노가 1969년 그린 수묵담채 그림 <당인리발전소>
고암 이응노가 1969년 그린 수묵담채 그림 <당인리발전소>
한국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는 평생 자유인으로 살고자 몸부림쳤던 거장이었다. 그는 붓질에 그 갈망을 실어 표현한 모든 것들을 흐물흐물 흘러가거나 꿈틀거리는 존재로 탈바꿈시켰다.

박능생 작가의 2005년작 <한남동>
박능생 작가의 2005년작 <한남동>
지난 시절 서울 한강변 랜드마크였던 당인리 발전소는 고암의 그림 속에서 시커멓게 번져가며 울렁거리는 먹덩어리가 됐다. 굴뚝 연기는 슉슉 율동감 있게 내뻗치는 경쾌한 필선으로 그려졌다. 1969년 작 <당인리발전소>는 간첩단 사건의 누명을 쓰고 옥고를 겪었던 당시 고암의 답답한 심경을 풀어헤치듯 짙은 먹과 옅은 먹의 덩어리, 필선들이 분방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박노수의 1956년작 <노송배-서울시가도>.
박노수의 1956년작 <노송배-서울시가도>.
<당인리 발전소>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회관 안 세종미술관에 펼쳐놓은 기획전 ‘유유산수 서울을 노닐다’의 출품작들 중 하나다. 전시장은 1950년대 전후부터 최근까지 서울을 담은 작고, 원로·중견·청년작가 59명의 산수와 풍경 그림 80여점을 모아놓았다. 고암 그림처럼 낯설게 서울의 과거 풍경들을 담은 작고, 원로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수 나왔다. 이철이 작가의 1947년작 수채화인 <마포나루>를 시작으로, 조각가 문신이 능선을 배경으로 각진 건물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는 50년대 서울 서대문 풍광을 담은 <서대문 풍경>, 뼛기운 가득한 금강산 산수화로 유명한 한국화 대가 소정 변관식이 눈덮인 1960년 돈암동 골목길을 담은 풍경그림, 박노수가 1956년 남산 노송을 아래에 깔고 서울 도심을 내려다본 섬세한 서울시가도 등이 눈길을 붙잡는다.

김윤재 작가의 2011년작 <세검정>.
김윤재 작가의 2011년작 <세검정>.
1960~70년대 이후 급진적 도시개발에 따른 서울의 변모된 양상과 함께 90년대 이후 서울의 특정장소에 천착한 후대 작가들의 감상을 담은 작품들도 차례차례 살펴볼 수 있다. 최덕휴의 1987년작 <서울시 경관>은 북악산 자락 아래 북촌과 종로의 여기저기에 고층빌딩이 올라가는 80년대 중후반 서울의 역동적 양상을 보여준다. 북한산서 내려다 본 홍제동의 모습을 두툼한 층의 물감덩어리로 빚어낸 오치균의 풍경화가 애잔한 70~80년대 서민촌의 기억을 전해준다면, 칼맛이 돋보이는 김억의 2012년작 목판화 <한강연작>은 2000년대 이후 소비문화에 젖어든 거대도시의 분위기를 전한다. 고공에서 서울의 곳곳을 조망한 안충기 작가의 비행산수 연작과 부처의 플라스틱 머리 상 위에 세검정과 계곡 풍경을 조형물로 놓은 김윤재 작가의 설치 조형물 등은 서울을 바라보는 소장 작가들 특유의 파격적 상상력을 드러낸다. 7월8일까지. (02)399-1000.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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