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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김현식·유재하 그리웠나…전태관 ‘하늘 무대로’

등록 2018-12-28 08:44수정 2019-01-03 16:01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 6년 암투병 끝 별세
수많은 히트곡 남겨…김종진 “한국 대중음악 자존심”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태관이와 음악 시작하면서 음악가로서 이뤄야 할 ‘투 두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운 좋게도 딱 하나 빼고 다 이뤘는데, 못 이룬 건, 백발이 성성해도 무대에서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자, 무대 위에서 죽자….”

지난 10월19일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이 한 얘기다.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돌 헌정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자리에 30년간 김종진의 단짝이던 전태관은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암 투병 중이었다.

“무대 위에서 죽자”는 바람은 끝내 이뤄질 수 없게 됐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56.

김종진은 28일 “지난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이 세상을 떠났다. 전태관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오다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 몸담으며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김현식의 백밴드로, 김종진(기타)·전태관(드럼)·유재하(건반)·장기호(베이스)가 초대 멤버였다. 유재하와 장기호가 잇따라 밴드를 나가자 남은 동갑내기 친구 김종진·전태관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이름으로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모두 8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퓨전재즈, 블루스록, 펑크 등을 아우르는 세련된 작법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왼쪽)과 김종진(오른쪽).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왼쪽)과 김종진(오른쪽).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전태관은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 두피, 척추, 골반까지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에는 부인이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게 공식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김종진은 최근 음악계 후배들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돌 헌정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진행했다.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봄여름가을겨울 곡을 재해석했다. 이를 디지털 싱글로 순차적으로 발표해오다 얼마 전 음반으로 묶어 발매했다. 수익금은 전태관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다.

김종진은 “전태관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전태관은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슬하에 딸 한명을 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02)3010-200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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