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장희(맨 왼쪽)가 친구 강근식(가운데), 조원익의 연주와 함께 13일 서울 광화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노래하고 있다. 아이디어랩 제공
한국 포크의 전설인 싱어송라이터 이장희가 3월 8~9일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에서 콘서트 ‘나 그대에게’를 펼친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서울에서 여는 단독공연이자 자신의 두번째 전국투어의 시작 무대다. 서울 공연 이후 광주, 부산, 대구 등에서도 공연한다.
이장희는 현재 울릉도에서 거주하고 있다. 200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방송사 라디오코리아 사장에서 은퇴한 뒤 울릉도에 정착했다. 이 섬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서다. 지난해 자신의 집터에 개관한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 꾸준히 정기공연을 해왔다.
이장희는 13일 서울 광화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울릉도에서 이 친구들과 꾸준히 공연하면서 참 좋았다. 음악은 대화가 필요 없는 정서의 교류여서 우리끼리는 말없이 잘 통한다. 많은 분이 오셔서 끝까지 계속 공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옆에는 50년 지기 음악친구이자 울릉도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강근식(기타)·조원익(베이스)이 있었다. 이들은 이번 서울 공연에도 함께한다. 또 함춘호 밴드도 이번 공연에 합류한다.
이장희 콘서트 ‘나 그대에게’ 포스터. 아이디어랩 제공
“이번 공연에서는 1970년대 음악을 시작했던 때의 정서를 담은 노래들을 통해 관객들이 그 시절을 향수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 대마초 파동으로 음악계를 떠난 이후 사랑과 평화, 김태화 등 후배들에게 만들어준 노래들도 들려드리고요. 미국에 가서 만들었지만 사장됐던 노래들도 몇 곡 골랐습니다.”
이장희는 기자들 앞에서 강근식·조원익의 연주와 함께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와 ‘그건 너’를 불렀다.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는 1974년 고려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대학생들 앞에서 노래하려고 두 시간 만에 만든 곡입니다. 그때 육십은 먼 훗날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제가 일흔이 넘었네요.”
그는 앞으로의 바람도 나타냈다. “일흔이 넘었으니 인생의 황혼이죠. 붉게 타는 황혼을 바라보면 아름답고 안온하면서도 한편으로 쓸쓸하고 허무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노래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그걸 해보는 게 꿈입니다.”
오랜 기간 음악을 중단했던 그는 “요즘 노래를 계속 부르다 보니 노래하는 게 좋아졌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음악이 좋아서 음악만 했던 그 마음이 다시 든다. 그래서 이번 공연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할 수 있는 한 여든 살까지 하고 싶어요.” 공연 문의 (02)6339-1232.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