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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발레의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 국립발레단 안무 맡아 내한

등록 2005-12-20 17:30수정 2005-12-20 17:47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78·오른쪽)가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안무를 위해 20일 서울에 왔다. 왼쪽은 이번 공연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는 볼쇼이 발레단의 니나 캅초바.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78·오른쪽)가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안무를 위해 20일 서울에 왔다. 왼쪽은 이번 공연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는 볼쇼이 발레단의 니나 캅초바.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옜다! 호두까기 인형, 할아버지 안무가 성탄 선물주시네 “한국 발레 에너지가 넘칩니다”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78)가 서울에 왔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23~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안무를 맡았다.

“제가 어릴 때 발레리노로서 처음으로 출연했던 작품이 <호두까기 인형>입니다. 춤을 추다가 탁자 위에 놓인 과자를 먼저 먹으려고 애들끼리 경쟁이 치열했던 생각이 납니다. 애틋한 기억이에요.”

지난 2000년 국립발레단은 유리가 안무한 <호두…>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했다. 유리의 방한은 그때 이후 처음이다. 20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팔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이었다.

“요즘엔 러시아 남부의 크라스노다르라는 곳에서 발레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단원이 한 100명쯤 되지요. 내년 4월에는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년을 맞아 볼쇼이극장에서 <황금시대>를 올릴 겁니다. <황금시대>는 그가 남긴 3개의 발레곡 가운데 가장 처음 쓴 것이지요.”

그에게는 ‘20세기 발레 영웅’ ‘안무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1964년 서른일곱살의 젊은 나이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이 된 그는 이후 33년 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오늘의 볼쇼이를 만든 인물이다. 사실 그가 취임하기 전의 볼쇼이는 예술적인 면에서 마린스키(키로프) 발레단의 아류라는 평을 받았었다. 그의 대표작이자 첫 안무작인 <석화> 이후 <사랑의 전설> <스파르타쿠스> <이반대제> <황금시대> 등은 볼쇼이의 대표작이 됐고, 그의 이름은 볼쇼이와 동격이 됐다. 특히 웅장한 군무가 압권인 <스파르타쿠스>는 기존 공연에서 실패작으로 판명난 작품을 재해석을 통해 되살려놓은 뛰어난 명작으로 꼽힌다. 보리스 옐친이 집권한 뒤 불어닥친 문화개혁 바람으로 그가 예술감독에서 물러났을 때 많은 발레 애호가들은 아쉬움에 땅을 쳤다. 유리 없는 볼쇼이는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한국의 국립발레단과 3개의 작품을 같이 했는데 너무 에너지가 넘치고 열심히 해서 굉장히 큰 기쁨을 느꼈다”며 “공교롭게도 내 작품이 공연된 뒤 한국 발레가 급성장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호두…>에는 러시아 무용수 2명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10월 볼쇼이 발레단의 내한 공연에서 <스파르타쿠스>의 프리기야로 나왔던 니나 캅초바가 마리 역을, 역시 볼쇼이 발레단원으로 러시아 공훈예술가인 드미트리 구다노프가 왕자 역을 맡는다. 니나는 “여러 안무가의 <호두…>를 봤지만 유리의 작품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가장 가까운 환상적인 안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두…>는 조그만 소녀가 성장해 자신의 남자를 찾아가는 동화 같은 작품이에요. 삶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어른과 어린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겠습니다.”(유리 그리고로비치)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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