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문화계 샛별 ⑦ 피아니스트 김선욱
올해 국내 클래식 음악계는 또 한명의 영재 피아니스트의 활약을 지켜보아야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선욱(17)군.
그는 지난해 9월 스위스 베베이에서 열린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 최초이자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미 2004년에도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따내며 테크닉과 음악성을 겸비한 영재 피아니스트로 인정받았다.
“음악은 배울수록 어렵습니다. 점점 연주 레퍼토리가 늘어나면서, 똑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단순히 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표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죠.”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하 2층 연습실에서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그를 찾았다. 어려움 없이 순탄대로를 걸어왔던 그의 입에서 “요즘 나만의 색깔을 찾는 작업이 가장 힘들다”는 고백이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그는 ‘무색깔’을 자신의 단점이자 장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서 연거푸 우승…영재성 인정받아
“아직 나 자신만의 색깔을 찾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색깔을 입혀도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저만의 색깔을 찾을 나이가 되었어요. 단시간에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년이 걸릴 지 모르지만요.”
그는 3살 때 형 김선준(20·한국과학기술원 3학년)씨를 따라 피아노 학원에 갔다가 피아니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우연히 교재를 보고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본 학원 교사가 부모에게 교육을 권유한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오디션에 합격해서 지금의 스승 김대진 교수를 만났다.
“지금 생각하면 피아노를 선택한 것은 매우 단순한 이유인 것 같아요. 피아노는 덩치가 크고 남성스러운 악기라고 생각했죠. 저렇게 큰 악기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어떤 식으로 피아노를 치든 소리가 똑같이 나지만 그 깊이를 조금씩 조절해서 소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타계한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좋아한다. 그가 지휘하는 것을 보면 “악보도 초월하고 지휘봉도 초월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초월해서 음악 위에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가끔씩 음악이 어렵다고 느껴지고 회의가 들 때면 그의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오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때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꿈도 꿨어요 그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에서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우승 연주회를 펼칠 예정이다. 앞서 3월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원시향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참가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또 9월에 영국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고, 내년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도전해 볼 계획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면 독일로 유학 가서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지휘공부도 함께 해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장래 희망을 적어내라고 했을 때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라고 썼던 적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니엘 바렌보임, 아쉬케나지처럼 피아노와 지휘의 거장이 되고 싶어요.” ‘순수’와 ‘열정’. 이메일 주소처럼 그는 늘 순수와 열정을 잃지 않는 피아니스트로 살고 싶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금 생각하면 피아노를 선택한 것은 매우 단순한 이유인 것 같아요. 피아노는 덩치가 크고 남성스러운 악기라고 생각했죠. 저렇게 큰 악기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어떤 식으로 피아노를 치든 소리가 똑같이 나지만 그 깊이를 조금씩 조절해서 소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타계한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좋아한다. 그가 지휘하는 것을 보면 “악보도 초월하고 지휘봉도 초월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초월해서 음악 위에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가끔씩 음악이 어렵다고 느껴지고 회의가 들 때면 그의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오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때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꿈도 꿨어요 그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에서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우승 연주회를 펼칠 예정이다. 앞서 3월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원시향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참가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또 9월에 영국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고, 내년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도전해 볼 계획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면 독일로 유학 가서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지휘공부도 함께 해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장래 희망을 적어내라고 했을 때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라고 썼던 적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니엘 바렌보임, 아쉬케나지처럼 피아노와 지휘의 거장이 되고 싶어요.” ‘순수’와 ‘열정’. 이메일 주소처럼 그는 늘 순수와 열정을 잃지 않는 피아니스트로 살고 싶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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