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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흙물 머금은 종이뭉치가 도자기로 변신했다

등록 2020-07-16 10:30수정 2020-07-16 10:45

[통인화랑 박종진 도예전]
박종진 도예가의 신작 <예술적 지층(Artistic Stratum)-WR4C4>(2020).
박종진 도예가의 신작 <예술적 지층(Artistic Stratum)-WR4C4>(2020).

흙물을 끼얹은 종이뭉치가 불을 먹고 조화를 부려 도자기로 변한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통인화랑 지하1층에서 열리고 있는 도예작가 박종진씨의 개인전 전시작들은 흙 재료의 자유로운 물성을 극대화한 창작 기법을 보여준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종이 낱장에 진한 농도의 흙물을 한 겹씩 발라 숱하게 겹들을 쌓은 덩어리를 만든다. 흙물에 범벅된 종이 덩어리를 가마에서 구워내면 높은 온도의 불기운 속에 종이는 타버린다. 물은 증발하고, 흙은 굳어져 겹겹이 쌓인 종이층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도자 조형물로 변신하게 된다.

전시장에 나온 신작 <붕괴된 형태> 연작과 <예술적 지층> 연작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 그냥 보기엔 종이나 비단천처럼 세밀한 질감이 도드라지지만, 실은 그릇이나 용기처럼 쨍쨍한 촉감을 지닌 도자 덩어리다. 종이를 흙으로 박제한 것에 가까운 작품들은 층층이 쌓아 구워지고 색까지 입혀지면서 독특한 시간의 적층을 형성한다. 영국에 유학해 도예를 공부한 작가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 시절 현지 해안가에서 본 가파르게 깎인 지층의 형상이 지금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고 작업노트에 적었다. 19일까지. (02)733-4867.

글 ·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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