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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조선의 모나리자’ 납신다! 역대 최대 국보·보물 잔치 열린다

등록 2020-07-20 09:58수정 2020-07-20 17:17

국립박물관 문화재청 공동기획 ‘…신국보보물전’
2017~19년 새 지정된 국보·보물 83건 선보여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간송미술관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간송미술관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조선의 모나리자가 납신다!’

18세기 앳된 조선 여인의 미묘한 자태를 그린 혜원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가 전시 나들이를 나온다. 함께 나올 동료의 명작들 또한 쟁쟁하다. 말타고 길을 가다가 버드나무 위에서 노니는 꾀꼬리의 모습에 심란한 눈길을 보내는 선비 모습을 담은 단원 김홍도의 <마상청앵>, 8m 넘는 화폭에 유장하게 흘러가는 산세와 마을 등에서 펼쳐지는 사람의 삶을 부려넣은 고송유수관 이인문의 대작 <강산무진도> 등이 가세한다.

이 명작들은 22일부터 9월27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문화재청과 박물관의 공동기획으로 열리는 ‘새 보물 납시었네 - 신(新)국보보물전 2017~2019’에 내걸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사태로 장기 휴관했다가 22일부터 다시 열리는 수도권 미술관·박물관의 전시들 가운데 가장 많은 눈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 마당이다.

김홍도 작 <마상청앵도>.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홍도 작 <마상청앵도>.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8세기 현재 심사정과 19세기 고송유수관 이인문이 그린 두루마리 그림 대작 <촉잔도권>(오른쪽)과 <강산무진도>가 나란히 진열장에 놓여 관객을 맞고있다.벽면에는 <강산무진도>를 크게 확대한 디지털 풍경 이미지들이 붙어 감상의 맛을 북돋운다. 노형석 기자
18세기 현재 심사정과 19세기 고송유수관 이인문이 그린 두루마리 그림 대작 <촉잔도권>(오른쪽)과 <강산무진도>가 나란히 진열장에 놓여 관객을 맞고있다.벽면에는 <강산무진도>를 크게 확대한 디지털 풍경 이미지들이 붙어 감상의 맛을 북돋운다. 노형석 기자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새로 지정된 국보와 보물 157건들 가운데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뺀 83건 196점을 대중 앞에 내보이게 된다.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두 기관은 밝혔다. 전시를 위해 유물을 빌려준 기관과 개인, 사찰 등의 소장처만 34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국보와 보물이 처음 한자리에 선보일 예정이다.

긍재 김득신의 풍속도첩에 실린 명작인 <야묘도추>.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긍재 김득신의 풍속도첩에 실린 명작인 <야묘도추>.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겸재 정선 작 <풍악내산총람도>.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겸재 정선 작 <풍악내산총람도>. 간송미술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전시장은 1부 ‘역사를 지키다’, 2부 ‘예술을 펼치다’, 3부 ‘염원을 담다’로 나뉘어 꾸려진다. 관객의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2부 선조들의 미의식을 담은 예술유산들이다. 특히 한국 미술사의 명가인 간송미술관의 컬렉션 명품 22점이 국가보물 지정을 맞아 한꺼번에 대여전시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단원의 <마상청앵>(22일부터 8월11일까지)과 혜원의 <미인도>(8월12일부터 9월3일까지)를 필두로, 이땅 산하의 풍경을 조선 고유의 화법으로 그리는 ‘진경산수화’ 대가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 <풍악내산총람도>(8월11일까지)와 <청풍계도>(8월12일부터 9월3일까지), 조선 후기 선조들의 소탈한 일상을 보여주는 김득신의 <풍속도 화첩>, 길이 8m를 넘는 심사정의 두루마리 대작 <촉잔도권>(8월11일까지 선보이며 이후에는 영인본 전시), 문인화 진수를 보여주는 추사 김정희의 <난맹첩>, 묵죽화 대가 이정의 <삼청첩>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간송컬렉션의 주요 그림들은 3주 단위로 교체전시된다. 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는 길이 8.5m에 달하는 이상향 상상도인 이인문의 대작 <강산무진도>(국가보물)가 우뚝한 감상거리다. 스승격인 현재의 걸작 <촉잔도권>과 처음 함께 전시되며, 두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 배경으로 46억 화소로 스캔한 디지털 강산무진도 이미지가 30m 길이로 벽면에 설치됐다. 여기에 소리예술가 김준씨가 15채널로 구현한 새 소리 등의 자연음이 어우러져 두 작품 속에 직접 들어가 거니는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도자 명품으로는 연도가 새겨진 고려 청자로는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인 고려 성종 때의 ‘순화4년(993)’명 항아리(국보, 이화여대 소장)와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인 투각연당초문 붓꽂이(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이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들머리에 나온 연세대 소장본 <삼국유사> ‘기이 고조선’ 부분. 노형석 기자
전시장 들머리에 나온 연세대 소장본 <삼국유사> ‘기이 고조선’ 부분. 노형석 기자
조선 왕실에 음식과 식기를 공급하는 관청이었던 사옹원의 백자 도장. 간송미술관 소장. 노형석 기자
조선 왕실에 음식과 식기를 공급하는 관청이었던 사옹원의 백자 도장. 간송미술관 소장. 노형석 기자
1부 ‘역사를 지키다’는 다양한 기록 유산들을 선보인다. 옥산서원 소장본 <삼국사기>와 연세대 소장본 <삼국유사>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국립고궁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등이 나왔다. 실록의 경우 편찬부터 보관, 현재 상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상세히 담아 보여주게 된다. 조선 시대 인쇄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송조표전총류 권6~11>(보물 1989호, 개인 소장), 그림을 기록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왕실 행사 기록화 <기사계첩>(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대부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최석정 초상 및 함>(보물, 국립청주박물관 소장) 등이 함께 나왔다.

3부 ‘염원을 담다’는 국내 지정된 국보‧보물 절반이 넘는 불교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보는 자리다. 부처와 고승의 사리를 담는 용기인 사리기와 사리기를 넣는 사리감이 각종 공양품과 함께 탑에 봉안됐던 고대 사리장엄구가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유물이다. 엄격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6세기 백제시대의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장엄구’(국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와 소용돌이 치듯 화려한 무늬가 약동하는 7세기 익산 미륵사터 서탑 출토 금동사리장엄구가 중앙박물관에서 처음 함께 진열장에 나왔다. 두 유물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기 유물들로 백제 공예 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품이다. 통일신라말~고려초기의 불교예술품으로는 2008년 경북 군위 인각사터에서 출토된 청동북과 청자정병, 향합들이 단연 주목된다. 또, 불교 경전을 인쇄하기 위해 새긴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개심사 소장), <선림보훈>(보물, 충주박물관 소장)·세종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개인 소장) 등의 불교 경전과 서적에서는 불교 기록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고려시대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개인 소장), 17세기 걸출한 조각승 무염이 만든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경기 남양주 불암사 소장) 처럼 낯선 불화·불상들도 관객과 첫 만남을 하게 된다.

신라인의 얼굴을 담은 경주 출토 얼굴무늬 수막새.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노형석 기자
신라인의 얼굴을 담은 경주 출토 얼굴무늬 수막새.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노형석 기자
국보인 충남 부여 왕흥사터 출토 백제시대 사리장엄구. 정교하면서도 절제감이 있는 은 백제 장인의 뛰어난 공예술을 보여주는 명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보인 충남 부여 왕흥사터 출토 백제시대 사리장엄구. 정교하면서도 절제감이 있는 은 백제 장인의 뛰어난 공예술을 보여주는 명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2세기 고려청자 작품인 연꽃당초무늬를 뚫어서 새긴 붓꽂이. 노형석 기자
12세기 고려청자 작품인 연꽃당초무늬를 뚫어서 새긴 붓꽂이. 노형석 기자

충남 부여 왕흥리절터에서 나온 6세기 사리장엄구와 전북 익산 미륵사터 서탑에서 출토된 7세기 사리장엄구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백제 공예미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두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함께 전시된 것은 이번 기획전이 처음이다. 노형석 기자
충남 부여 왕흥리절터에서 나온 6세기 사리장엄구와 전북 익산 미륵사터 서탑에서 출토된 7세기 사리장엄구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백제 공예미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두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함께 전시된 것은 이번 기획전이 처음이다. 노형석 기자

2008년 경북 군위 인각사터에서 출토된 청동북과 청자정병, 향합들. 노형석 기자
2008년 경북 군위 인각사터에서 출토된 청동북과 청자정병, 향합들. 노형석 기자
전시장 들머리에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신병주 건국대 교수, 배우 이순재씨 등이 관객과 문화유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대담하는 영상 <보물을 생각하다>도 틀어준다. 박물관 쪽은 온라인 예약제를 도입해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2시간 단위로 관람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해 입장시킬 방침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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