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거의 해마다 새 작품을 선보여온 황예숙 도예작가가 28번째 개인전을 연다. ‘노랑 드레스 입은 도자의자’를 주제로 한 전시는 9~15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연 데 이어 16~27일 여주 경기세계생활도자관에서 진행한다.
홍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거쳐 도예과와 대학원에서 ‘도자기 조각’을 전공한 이래 식탁, 장롱, 주전자, 컵 등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자기 조형물로 엮어낸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도자의자’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지난해말부터 전시 기획을 하고 작품을 준비해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에 장마와 태풍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힘들었어요. 특히 ‘도자의자’는 형태 못지 않게 몸체에 옷을 입히는 유약의 색상이 중요한데 습도가 높아 고열을 내기 어려워 4번 이상 가마를 구운 끝에 완성했어요.”
황 작가는 “의자가 옷을 입은 형태와 색상이 주는 엉뚱함이 기약없는 ‘코로나 위기’에 피로가 쌓인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고 싶어 오프라인 전시를 감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 작품은 원초적 교감의 유희로 빚어진다. 편리함을 찾기 보다는 우리가 숨 쉬는 공간과 내가 빚은 “그”가 창출해 내는 유머스런 상상력과 조형성들을 회화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접시 위에 음식이 없어도 접시 자체 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재미와 즐거움과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듯이 사용의 즐거움을 제대로 찾아내고 느낄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전시 인사말에서 소개한 작가의 말처럼 그는 개인사의 아픔까지도 ‘유쾌한 창작’과 전시 활동으로 풀어낸 것으로 화단에 널리 알려져 있다. 홍대 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난 남편 박권수 화가를 2005년 떠난 보낸 그는 2013년부터 ‘박권수 화백 추모·유작전’을 직접 기획해 전국 순회전을 열어왔다. 또 1998년부터 경기도 여주에 후후아트조형연구소를 열어 정착한 그는 여주국제도예협회장을 맡아 한국 도예를 세계에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서왔다. 1999년부터 20년간 13회의 국제도예전시를 기획했고,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때마다 젊은 작가들과 함께 여주국제도예 워크숍과 장작가마페스티벌을 진행해왔다. 그는 스위스가 본부인 국제도자학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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