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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블랙이기도, 핑크이기도 한 그들이 내놓은 8가지 색 음악

등록 2020-10-04 16:15수정 2020-10-05 02:35

[데뷔 4년만에 정규 1집 ‘디 앨범’ 낸 블랙핑크]
타이틀곡 ‘러브식 걸즈’ 사랑의 좌절·극복
멤버 지수와 제니가 작사·작곡에 첫 참여
선주문량 100만장…스포티파이 톱10에 4곡
뮤비 속 제니 간호사 복장 성상품화 논란도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 <디 앨범>을 발표한 블랙핑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 <디 앨범>을 발표한 블랙핑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간은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끝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는 걸까. ‘사랑에 아파하는 소녀들’이 묻는다. 사랑을 잃은 고통을 이야기하면서. 하지만 그 노래는 비통하거나 처절하지 않다. 오히려 밝고 경쾌하다.

“네 멋대로 내 사랑을 끝낼 순 없어/ 위 아 더 러브식 걸스(We are the lovesick girls·우린 사랑에 아파하는 소녀들)/ 이 아픔 없인 난 아무 의미가 없어/ 모두 결국 떠나가고/ 내 눈물이 무뎌져도/ 아프고 또 아파도/ 벗 위어 스틸 루킹 포 러브(But we’re still looking for love·하지만 우린 여전히 사랑을 찾고 있지).”

블랙핑크가 데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정규앨범 <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곡 ‘러브식 걸스’는 컨트리풍의 기타 선율에 이디엠(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요소가 더해진 댄스 음악이다. 그룹 원타임 출신의 프로듀서인 테디가 메인 작사, 작곡을 맡았고, 멤버 지수와 제니가 각각 작사, 작곡에 힘을 보탰다. 지금까지 발표한 블랙핑크 노래 가운데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것은 이 노래가 처음이다.

곡은 사랑에 아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지만, ‘좌절’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발매일인 지난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지수는 이 곡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꿈을 꾸다가 또는 사랑하다가 좌절을 맛보지만, 다시 무언가를 찾아 일어나고 살아간다”며 “그런 삶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 <디 앨범>을 발표한 블랙핑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 <디 앨범>을 발표한 블랙핑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에는 모두 8곡이 담겼다. 지난 6월부터 미리 공개한 ‘하우 유 라이크 댓’과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타이틀곡 ‘러브식 걸스’와 ‘프리티 새비지’ ‘크레이지 오버 유’ ‘러브 투 헤이트 미’ ‘유 네버 노’ 그리고 세계적 래퍼 카디 비와 협업한 ‘벳 유 워나’다. 앨범을 관통하는 철학이나 세계관이 있다기보단 멤버들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담았다. 로제는 “이번 앨범을 통해 블랙핑크가 할 수 있는 음악을 다 보여주자는 마음이 컸다”며 “아쉽게 빠진 곡도 있지만 힙합, 아르앤비(R&B), 댄스 같은 다양한 장르의 곡을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가운데 블랙핑크의 전매특허인 걸크러시가 폭발하는 노래는 ‘프리티 새비지’다. ‘우린 예쁘지만 마냥 예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니는 2일 네이버 브이(V)라이브를 진행하며 이 곡에 대해 “우리만 부를 수 있는 노래”라며 “블랙도 됐다가 핑크도 된다는 팀 이름처럼 예쁜데 사나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응은 뜨겁다. 2016년 데뷔 이후 싱글과 미니앨범으로만 활동한 블랙핑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규앨범인 만큼 국내외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앨범 선주문량만 100만장을 넘어섰다. 이들의 소속사인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발매일(2일) 기준 국내 주문량은 약 67만장이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34만장의 주문량을 기록했다”며 “일찌감치 매진된 한정판 엘피(LP) 1만8888장까지 합하면 102만장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케이(K)팝 여성그룹 단일 음반으로 역대 최다 초동(발매 첫주 판매량) 기록에 청신호가 커졌다. 실물 음반은 6일 정식 출시된다. 역대 여성그룹 초동 1위는 아이즈원이 지난 6월 기록한 38만9334장이다.

‘러브식 걸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러브식 걸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국내외 음원 차트도 휩쓸고 있다. 타이틀곡인 ‘러브식 걸스’는 4일 오후 1시 기준 지니, 벅스 등 국내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3일 아침 7시(한국시각)에는 세계 최대 팝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일본, 중국 등 57개 나라 아이튠스 노래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50 차트에선 3위(러브식 걸스), 4위(벳 유 워나), 8위(프리티 새비지), 10위(아이스크림) 등 수록곡 절반이 톱10에 올랐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러브식 걸스’는 발표 48시간 만에 조회수 8200만건을 넘어섰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정규앨범 발표 뒤 80만여명이 늘어 4일 현재 4990만명으로 5천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전세계 가수 가운데 저스틴 비버(5740만명)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이번 신곡과 관련해 논란이 될 만한 지점도 보인다. ‘러브식 걸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제니의 간호사 의상 때문이다. 제니는 여기서 짧은 치마에 몸에 딱 붙는 상의를 입고, 붉은 하이힐을 신은 간호사 역으로 등장한다. 머리에는 하트 모양이 그려진 모자까지 쓰고 있다. 실제 간호사 복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간호사나 간호사 준비생을 중심으로 에스엔에스(SNS) 등에서 “뮤직비디오 기획자들이 여성 아이돌과 특정 직업군을 성상품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내가 사랑에 아파할 땐 의사도 소용없다”는 가사를 반영한 뮤직비디오 속 설정 그대로 봐달라는 주문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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