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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삶과 죽음 공존’ 옛 국군광주통합병원 5·18 특별전

등록 2020-10-19 18:53수정 2020-10-20 02:38

광주비엔날레재단 내달 29일까지
프 작가 아티아 ‘이동하는 경계들’ 등
5·18 때 400여명 목숨 구해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마련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에서 프랑스 출신 카데르 아티아 작가가 옛 국군광주통합병원 건물에 설치한 ‘이동하는 경계들’ 작품.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마련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에서 프랑스 출신 카데르 아티아 작가가 옛 국군광주통합병원 건물에 설치한 ‘이동하는 경계들’ 작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군광주통합병원(이하 통합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의료진이 환자를 살리려 사투하는 동안 병원 밖에서는 계엄군과 시민군이 교전해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이 공간을 살펴볼 기회가 생겼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14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통합병원 등에서 5·18 40주년 특별전시 <메이투데이(Maytoday)>를 연다.

14일 저녁 찾은 통합병원은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유리창이 깨져 있어 황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시는 본관 건물 2곳과 교회 등 3곳에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 쪽은 작품과 함께 방치된 건물 내부를 공개해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느꼈을 무서운 감정을 전달한다.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 때 통합병원에 작품을 설치했던 프랑스 출신 작가 카데르 아티아는 옛 등록과 건물에서 집단 트라우마를 표현한 ‘이동하는 경계들’을 선보였다. 복도에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의 증언 영상이 나오는 모니터를, 각 병실에는 상흔을 의미하는 의족을 배치해 치유에 관해 이야기했다.

일본 시오타 치하루는 예배 공간으로 쓰던 곳에 9개국 성경 낱장과 실타래를 동굴처럼 엮은 ‘신의 언어’를 설치해 공간과 기억을 표현했다. 미국 마이크 넬슨이 통합병원 부속 교회 건물에 설치한 ‘거울의 울림’은 본관 건물에서 뗀 거울을 활용해 ‘거울이 목격한 아픈 역사를 제거하고 정화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 시오타 치하루 작가가 공간과 기억을 표현한 ‘신의 언어’ 작품.
일본 시오타 치하루 작가가 공간과 기억을 표현한 ‘신의 언어’ 작품.

전시 관람은 코로나19와 영상 작품 특성을 고려해 사전예약제로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6회 각 6명 이내로 제한된다. 1951년 12월 창설된 국군광주통합병원은 5·18 당시 계엄군 100여명과 민간인 300여명이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곳이다. 또 민간병원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군과 민간인을 차별하지 않고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계엄군은 505보안부대, 중앙정보부 전남지부 등과 인접한 통합병원을 확보하기 위해 1980년 5월22일 20사단을 앞세워 진입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8명을 희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병원은 2007년 함평으로 이전하며 기존 건물은 방치됐다. 광주시는 2014년 국방부로부터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아 2017년 건물을 제외한 통행로를 산책 용도로 개방했으며 병원 건물을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007년 광주광역시 서구에 있던 국군광주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하며 방치된 옛 병원 건물.
2007년 광주광역시 서구에 있던 국군광주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하며 방치된 옛 병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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