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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내 사랑 내 곁에’ 다시 부르기 바람

등록 2020-12-04 05:00수정 2020-12-04 09:10

자기 노래는 물론 선배·후배 노래 잇단 리메이크
“코로나로 위축된 가요계 상황에 레트로 열풍 겹쳐”
지난달 김현식 30주기를 맞아 다비치, 규현, 더원, 선우정아, 하림, 이석훈 등 모두 13팀의 가수가 그의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 <추억 만들기>에 담을 예정이다. 각 소속사 제공
지난달 김현식 30주기를 맞아 다비치, 규현, 더원, 선우정아, 하림, 이석훈 등 모두 13팀의 가수가 그의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 <추억 만들기>에 담을 예정이다. 각 소속사 제공

지난달 김현식 30주기를 맞아 다비치, 규현, 더원, 선우정아, 하림, 이석훈 등 모두 13팀의 가수가 그의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 &lt;추억 만들기&gt;에 담을 예정이다. 각 소속사 제공
지난달 김현식 30주기를 맞아 다비치, 규현, 더원, 선우정아, 하림, 이석훈 등 모두 13팀의 가수가 그의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 <추억 만들기>에 담을 예정이다. 각 소속사 제공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하는데/ 철이 없는 욕심에 그 많은 미련에/ 당신이 있는 건 아닌지, 아니겠지요.”

‘영원한 가객’ 김현식의 대표곡 ‘내 사랑 내 곁에’가 후배 가수의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새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성 듀오 다비치다. 이들은 김현식의 유작 앨범인 정규 6집(1991년) 대표곡 ‘내 사랑 내 곁에’를 현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김현식의 거친 목소리와 달리 깔끔하면서도 폭발력 있는 미성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인 규현도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해 지난달 7일 공개했다.

이들 노래는 김현식을 기념하는 헌정 앨범 <추억 만들기> 선공개 곡이다. 지난달 1일이 김현식의 30주기였다. 다비치와 규현을 포함해 더원, 선우정아, 하림, 이석훈 등 모두 13팀의 가수가 김현식의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에 담을 예정이다. 앨범은 이달 안으로 출시된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은 자신의 2013년 곡 ‘마이 러브’를 소녀시대 멤버 태연과 듀엣으로 다시 불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승철 에스엔에스(SNS)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은 자신의 2013년 곡 ‘마이 러브’를 소녀시대 멤버 태연과 듀엣으로 다시 불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승철 에스엔에스(SNS)

가요계에 리메이크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과거에도 리메이크 곡은 꾸준히 발표됐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과거와 다른 양상도 엿보인다. 이전에는 경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방송용으로 리메이크되는 곡이 많았지만, 최근엔 앨범을 통해 새롭게 발표되는 곡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한 가수들이 선배 가수의 곡을 다시 부르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존 노래와 후배 가수의 노래까지 새롭게 재해석해 발표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요계 전반에 신곡 수급이 위축된데다 레트로 열풍까지 겹치면서, 가수들이 옛 명곡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기존 노래를 최근 새롭게 발표한 대표적인 가수는 이승철이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그는 자신의 2013년 곡 ‘마이 러브’를 소녀시대 멤버 태연과 듀엣으로 다시 불러 화제를 모았다. 이승철의 정규 11집 타이틀곡인 ‘마이 러브’는 발표 당시 대부분의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는데, 지난달 5일 공개된 리메이크 곡 역시 발표 당일 벅스와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에서 각각 1위, 5위에 오르며 7년 전 인기를 재현했다. 이승철은 다른 후배들과도 협업해 내년 상반기 35주년 기념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1999년 데뷔곡 ‘아이 빌리브’를 비롯해 ‘휠릴리’ ‘그리고 사랑해’ 등 자신의 대표곡 3곡을 새롭게 편곡해 &lt;넘버 21&gt;(NO. 21)이란 이름의 앨범으로 발표한 이수영.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1999년 데뷔곡 ‘아이 빌리브’를 비롯해 ‘휠릴리’ ‘그리고 사랑해’ 등 자신의 대표곡 3곡을 새롭게 편곡해 <넘버 21>(NO. 21)이란 이름의 앨범으로 발표한 이수영.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이수영은 올해 들어 자신의 대표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는 ‘아이 빌리브’ ‘휠릴리’ ‘그리고 사랑해’ 3곡을 새롭게 편곡해 <넘버 21>(NO. 21)이란 이름의 앨범에 담아 지난 10월 공개했다. ‘아이 빌리브’는 이수영의 1999년 데뷔곡으로 21년 만에 리메이크됐다. 그는 지난 5월에도 ‘덩그러니’ ‘라라라’ ‘스치듯 안녕’ 등 3곡을 담은 리메이크 앨범 <마스크>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이돌 가수도 자신을 곡을 리메이크한다. 슈퍼주니어는 2014년 정규 7집 <마마시타>에 담은 ‘사랑이 멎지 않게’를 편곡해 지난 2일 새롭게 발표했다. 지난 11월6일 슈퍼주니어의 데뷔 15주년을 맞아, 전세계 팬들이 직접 투표한 ‘슈퍼주니어가 리메이크해줬으면 하는 곡’ 1위에 오른 노래다. 슈퍼주니어는 이번에 새롭게 리메이크한 곡을 정규 10집 <더 르네상스>에 실을 예정이다.

자신의 노래나 선배 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후배 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사례도 눈에 띈다. 나훈아는 지난 8월 공개한 새 앨범 <아홉 이야기>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담았다. 김목경의 원곡을 1995년 김광석이 다시 불러 큰 사랑을 받은 곡이다.

나훈아는 지난 8월 공개한 새 앨범 &lt;아홉 이야기&gt;에 1995년 김광석이 다시 불러 큰 사랑을 받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리메이크해서 담았다. 예아라 제공
나훈아는 지난 8월 공개한 새 앨범 <아홉 이야기>에 1995년 김광석이 다시 불러 큰 사랑을 받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리메이크해서 담았다. 예아라 제공

전문가들은 최근 리메이크 바람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가요계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시디(CD)에 의존했던 음반이 엠피(MP)3로 대표되는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음반시장에 최악의 불황이 닥친 2000년대 중반, 수많은 가수가 리메이크 앨범을 쏟아낸 적이 있다”며 “가요계에서 리메이크 곡은 스테디셀러인 만큼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요계가 다시 리메이크로 눈을 돌리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리메이크 곡은 편곡에 엄청난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이미 과거에 검증된 곡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없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트로트 열풍 등으로 음원·음반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40~50대 중장년층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음반 제작사도 리메이크 앨범이 최근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함을 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현식 헌정 앨범 <추억 만들기> 제작사인 슈퍼맨씨엔엠(C&M)의 손성민 기획총괄제작프로듀서는 “리메이크 곡을 신곡인 줄 알고 접하는 젊은 세대도 있다”며 “기성세대에게는 청춘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1990년대의 낭만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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