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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120년 전 덕수궁의 근대 양악 선율, 그때처럼 다시 한번

등록 2021-06-17 18:26수정 2021-06-18 02:33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기획 프로젝트
구한말 서양 근대 문물 집합소 ‘정동’서
일제강점기 후 잊힌 양악곡 복원·연주
국가·종교·학교 세 주제로 나눠 공연
‘시정 5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 당시 경회루 계단 아래서 이왕직 양악대가 연주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엽서.
‘시정 5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 당시 경회루 계단 아래서 이왕직 양악대가 연주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엽서.

서울 정동 일대는 한국 근대문화의 시발점이다. 구한말 이 땅에 들어온 서양 근대 문물이 집산하는 메카 구실을 했던 곳이다. 고종황제의 거처였던 덕수궁과 옛 외국 공관이 있었던 입지 덕분이다.

이 동네에서 가장 도드라진 근대 흔적은 덕수궁 석조전과 중명전, 정동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들. 하지만 건물들 사이로 근대기에 처음 들어온 양악 선율이 흘렀다는 사실은 잊혀졌다. 덕수궁을 비롯해 외국 공관과 배재학당, 이화학당 같은 근대 학교에서 의례나 행사 때마다 근대 양악 곡들이 연주되거나 창가 등 창작 노래들이 불렸지만, 실물 없는 무형 유산이었기에 일제강점기 이후 망각 속에 묻혔던 것이다.

1900년 창설된 대한제국 황립 양악대.
1900년 창설된 대한제국 황립 양악대.

한국 근대음악 발원지라고도 할 수 있는 정동에서 120여년 전 연주하고 불렀던 근대 악곡들의 선율이 되살아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근대음악 전문가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와 함께 근대기 서울 도심에 울려퍼졌던 음악의 실체를 복원·연주하는 초유의 기획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박물관 잔디마당에서 오는 23일과 30일, 7월28일, 9월29일 낮 12시부터 3시간씩 진행하는 특설 공연·강연 프로젝트 ‘음악을 통해 본 정동’이다.

23일 전체 공연의 의미와 가치를 소개하는 민 교수와 김종헌 박물관장(배재대 교수)의 연속 강연을 시작으로 구한말 정동 일대에 울려퍼졌던 악곡 악보를 복원해 현역 음악인들이 직접 연주하는 공연이 이어진다. 국가(國歌), 종교, 학교 등 세 주제로 나누어, 옛 배재학당 현장에서 한예종 출신 음악가들의 공연 무대를 꾸릴 계획이다.

‘음악을 통해 본 정동’ 공연 포스터.
‘음악을 통해 본 정동’ 공연 포스터.

30일 첫 공연 주인공은 국가. ‘상제는 우리 황제를 도우소서’란 제목의 대한제국 애국가를 비롯해 당시 한국에서 불렸던 각 나라 국가를 연주하는 무대다. 대한제국 애국가는 대한제국 양악대장을 지낸 프란츠 에케르트가 작곡한 노래다. 7월28일 두번째 공연에서는 정동제일교회, 새문안교회, 성공회 성당, 구세군 교회 등에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신자들이 불렀던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찬송가를 들려준다. 9월29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우리 배재학당 노래합시다’ ‘부모은덕가’ 등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학생들이 부른 근대 창가를 공연한다.

1시간가량의 연주가 끝나면 참석자들이 정동에 흩어진 각 음악의 발원지들을 찾아다니며 후속 답사를 하는 것도 이번 프로젝트의 특색이다. 음악은 민 교수가 해설하며, 공간 답사는 근대건축사가인 김 관장이 길라잡이를 맡는다. (02)319-5578.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배재대 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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