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학술

“일제초기 총독부 본부 조선인 고등관은 3명뿐”

등록 2021-09-22 18:31수정 2021-09-23 02:32

행정학자 안용식·박종두 명예교수
‘대한제국관리, 일제식민지관리되다’
<대한제국 관리, 일제식민지 관리되다>(도서출판 법현). 원로행정학자인 안용식(80·사진) 연세대 행정학과 명예교수가 박종두 목포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와 함께 펴낸 책이다. 한말 대한제국 관리들이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 식민지 관리로 옮겨간 실태를 분석한 논문 한 편에 더해 조선총독부 관리로 변신한 대한제국 관리 명단과 승진·이동 현황 등 여러 관련 자료를 함께 실었다.

안 교수는 자신이 1990년대에 정리해 펴낸 한말과 일제하 한국인 관리 임면 자료집을 토대로 이 논문과 명단 등을 작성했다.

“일제는 식민통치 중심 기구에 조선인이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어요. ‘식민통치는 전적으로 우리가 한다’는 게 일제의 식민지 통치 술책이었죠.”

<대한제국관리, 일제식민지관리되다> 표지.
<대한제국관리, 일제식민지관리되다> 표지.
지난 16일 전화로 만난 안 교수의 이런 확신은 그가 정리한 통계로 확인된다. ‘한말 한국인 관리의 43.7%인 2928명이 강제병탄이 되면서 일제의 관리가 됐다. 이는 총독부 전체 관리(1913년 3월 기준)의 35.5%에 이른다. 하지만 강제병탄 초 식민통치의 본산인 총독부 본부에 배치된 한국인 관리는 19명에 불과했다. 1913년까지 하면 모두 35명으로, 이 중 고위직인 고등관은 3명에 불과하다. 반면 총독부 본부 일본인은 462명이나 됐다. 총독부 본부 고등관 기준으로 한국인 3명 대 일본인 90명이었다.’

안 교수는 “총독부 본부 한국인 고등관 3명 중 두 명은 70대 고령으로 기상 관측을 담당했고, 통역관을 하다 고등관이 된 다른 한 명은 주로 회계 일을 했다”며 “일제는 한국인에게는 회계와 서무 등 변방의 일만 맡기고 식민통치 정책 결정에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한말 관리 두 명이 총독부 국장을 지냈는데 둘 다 학무국장이었어요. 일제가 한국인에게 배려한 최대 관직이 학교를 담당한 교육직이었던 거죠.” 그는 “대한제국 관리 중 일제 식민 기간 내내 관리와 중추원(총독부 자문기관)직을 지니고 있었던 이는 모두 40명인데 이 중 36명은 중추원직”이라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올해 안에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1967년 박정희 민선 1기 정부가 끝났을 때까지 관료 임면에 어떤 변동이 있는지 살핀 책을 낼 계획”이라고도 했다. “고위직은 모두 군인이 차지했더군요. 지금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많아 책이 나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일제에서 대한민국 정부로 넘어온 관료 변동을 살핀 책도 내려고 해요. 일제 때 창씨개명을 많이 해 동일인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많아요.”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