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집현전 태학사' 과정 운영과 '한국사상사대전', '한국문화사대전' 편찬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중연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차세대 한국학자를 육성하기 위한 ‘신집현전 태학사’ 과정을 시작한다. 전체 200권 규모의 한국사상·문화사대전을 편찬하는 계획도 밝혔다.
안병욱 한중연 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학 분야에서 일정한 수준에 이른 연구자를 선발해 5년간 연 6천만원의 연구 장학금 지원하는 태학사 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올해 선발인원은 모두 7명으로 어문학 2명, 역사학 3명, 철학 2명을 뽑을 예정이다. 만 40살 이하로 타 기관에 상근하지 않은 박사학위 취득자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 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앞으로 매년 7~10명의 새로운 ‘태학사’들을 선발할 때마다 정부로부터 증액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1~15일 신청을 받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중연은 태학사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이 아닌 ‘사람’에게 지원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한국연구재단 등에서 지원하는 사업은 연구 과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1~3년으로 단기간으로 끝난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박사 초년병 시절에 자기가 해야 할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연구 과제에 동원되다 보니 기초적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원한 만큼 반드시 유형의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에게 지원한다면 장기적으로 세계적 학자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연은 한국의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사상사대전’과 ‘한국문화사대전’을 각 100권씩 2030년까지 완간하는 대규모 편찬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사상사대전은 원효, 퇴계, 율곡 같은 사상가들을, 문화사대전은 정치·경제·교육·예술·풍속 등 5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할 예정이다. 이런 대규모 사업은 1980년부터 10년에 걸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전27권)을 편찬한 지 약 30년만이다. 안 원장은 “중국은 ‘중국사상가평전총서’, 일본은 ‘일본사상대계’ 같은 자국의 사상과 문화를 대규모로 정리한 편찬 사업을 수차례 완료했지만, 한국에선 우리의 사상사와 문화사를 총정리한 대규모 편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중연은 오는 6월 27, 28일 양일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혁명’에서 ‘촛불혁명’까지: 혁명의 세계사를 향하여”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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