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메오름이라고도 불리는 군산오름은 봄철마다 온 산이 노란 유채꽃밭으로 단장하는 숨은 유채꽃 명소다.
서귀포 봄맞이
제주도의 봄은 눈부신 노란 세상이다. 이른 봄 한라산과 360여개 오름군에 노란 복수초가 얼음을 뚫고 피어나 3월께 절정을 이룰 즈음이면 유채꽃이 슬그머니 꽃망울을 터뜨려 온 들녘을 더욱 노랗게 덧칠한다. 제주도 유채꽃 명소로 성산 일출봉 주변과 우도 일대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일대도 그에 못지않다. 특히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와 대평리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군산오름은 봄철 온 산이 자연스런 유채꽃밭으로 단장하는 숨은 곳이다.
엉또폭포는 평소에는 메말라 있다가 큰비가 한바탕 내려야 참모습을 드러내는 신기한 폭포다.
분홍 무꽃이 덩실덩실 마중하고
갯깍 주상절리대 절로 탄성
큰비 오면 엉또폭포 깜짝 출현 제주말로 군메오름, 굴메오름이라고 불리는 군산은 고려 목종 10년(1007년)에 “화산이 폭발하니 상서로운 산이 솟아났다” 하여 서산이라고 기록되었다. 예부터 ‘99골짜기로 이루어진 오름’이라고 불리는 군산은 멀리서 보면 용의 머리에 균형을 이룬 쌍봉이 솟아있는 형상이다. 비록 300여m의 나지막한 야산이지만 제주도 오름 가운데 산방산, 송악산, 단산과 더불어 산이라 불리는 몇 안 되는 오름이다. 군산 입구에 들어서면 온 들판을 유채꽃 물결이 뒤덮고 있는데 농로와 정상 입구 산책로 주변에는 분홍빛의 무꽃과 잘 어울려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낸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한라산과 중문관광단지, 서귀포시와 칠십리 해안, 송악산, 모슬봉이 한눈에 들어오며, 앞바다에 범섬과 문섬, 새섬, 섶섬,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 등이 펼쳐진다. 특히 저녁 무렵 해넘이는 제주도의 최고로 손꼽힌다. 군산 아래에는 낚시꾼들 외에는 제주 사람도 잘 모르는 인적 드문 포구가 숨어 있다. ‘바닷가에서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판’이라는 데서 ‘난드르’라고 불리는 갯마을 대평리이다. 대평리 포구 서쪽에는 수직으로 곧게 꺾여내린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친 박수기정 단애가 수려함을 뽐내고 있다. 박수기정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물 나오는 곳이 있는데 박새기(바가지)를 닮았다 하여 박수물이라 불린다. ‘기정’이라는 말은 제주에서 높은 벼랑을 뜻하는 말로 박수기정은 ‘박수물 쪽의 높다란 바위’를 뜻한다. 예전에는 이 물을 맞으면 부스럼이 없어진다 하여 백중 때면 물맞이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갯바위 낚시터로도 유명하지만 소문이 나면서 저녁 무렵 황홀한 노을을 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갯마을 대평리 포구 서쪽에는 수직으로 곧게 꺾여내린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친 박수기정 단애가 장관이다.
난드르에서 짙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밭을 끼고 왼편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된 용왕 난드르마을인 안덕면 대평리 예례동을 만나면서 범상치 않은 해안 절경들과 마주친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논짓물, 정교하게 겹겹이 쌓인 검붉은 사각, 육모꼴의 돌기둥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뻗어 있는 갯깍 주상절리대 등은 저절로 경탄을 자아낸다. 특히 이곳은 중문-대포 주상절리와 달리 돌기둥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주상절리대 앞 해안가에는 둥글둥글 잘 다듬어진 먹돌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따뜻한 봄볕을 쬐며 맨발로 걸어다녀도 좋다. 서귀포시에는 토박이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엉또폭포’라고 불리는 신비한 폭포 하나가 한라산 자락에 숨어 있다. 평상시에는 메말라 있다가도 70㎜ 이상 한바탕 큰비가 쏟아질 때면 우레와 같은 소리와 웅장한 수량을 자랑하며 참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높이 50m에 이르는 폭포의 길이는 제주도내 폭포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한다. ‘엉’은 제주말로 작은 바위그늘집 정도 크기의 굴을 말하며 ‘또(도)’는 입구를 뜻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올란지내’라고도 부른다. 폭포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에는 붉은 동백꽃과 황금빛 감귤밭이 자리하며 폭포 주변 계곡은 천연난대림으로 뒤덮여 늘 남국의 싱그러움이 있다.
제주바다
유채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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