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30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만개한 벚꽃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봄봄봄…꽃이 아름다운 여행지 8곳 추천합니다
꽃비 속 맞잡은 손이 수줍은 봄이다. 꽃구경을 핑계 삼아 오랜만에 아이 손잡고 나선 가족도 많다. 어느새 입가에 주름 패인 나일지언정 꽃그늘 아래선 환하다. 봄나들이철마다 이병학 <한겨레> 여행전문기자가 추천해 온 ‘꽃이 아름다운 여행지’ 8곳을 리패키징했다. 몸도 마음도 바쁜 이들을 위해 넉넉하게 초여름까지 다녀올 만한 곳도 담았다. 꽃다운 이와 떠나는 여행이라면, 지천에 핀 봄꽃은 덤이겠지만.
1. 별그대처럼… 동백 꽃말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동백꽃 지천, 통영 동백섬(장사도) 장사도는 통영에 속하지만 거제도에서 더 가깝다. 60% 이상이 동백숲이다. 4년 전부터 관광객을 받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 19화에서 도민준이 천송이와 함께 순간이동한 곳이 바로 장사도의 ‘동백터널’이다. 늦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백이지만, 이곳에서는 4월 초순까지도 능선 곳곳에서 빽빽하게 붉은 꽃들을 활짝 피워올린 동백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동백의 꽃말처럼, 연인들의 발걸음도 잦다.
▶“숭어떼 몰려오모 인자 봄인기라” 2. 아직도 매화냐고요? 내리는 꽃비도 고와요
-매화축제(3월 14~22일) 전남 광양시 / 섬진강변 화개장터, 경남 하동 올해 심술궂은 꽃샘추위 탓에 여느 해보다 개화가 늦었다지만, 봄비에 어김없이 스러지니 아쉬운 꽃이다. 이번 주말 마지막 꽃비라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광양의 청매실농원 일대는 매화 10만여그루의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 ‘꽃대궐’을 이루는 봄마중의 명소다. 섬진강변을 희게 덮었던 매화는 져도 봄빛은 은은하고, 어디나 풍성한 먹을거리로 가득하다.
▶매화·산수유 보러갈까…주말부터 섬진강서 봄꽃축제
▶섬진강변 최참판댁 담장에 봄 들었네
▶매화향 그윽한 남녘의 봄
3. 그 흔한 벚꽃, 그래도 벚꽃
-창원시 진해 군항제 누구나 아는 그곳, 설명이 필요할까? 4월이면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든다. 4월3일치 <한겨레> 지면에서는 창원 주재 최상원 기자가 전하는 진해의 벚꽃 소식을 만날 수 있다. 꼭 벚꽃이 아니라도, 구도심 흔적 꼭꼭 짚어가며 진해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일제 흔적 문화유산 돼있더라
4. ‘도홧살’ 나올만큼 고운 복숭아꽃
-얼굴까지 발그레, 경주 여근곡 4월말이면 여근곡 앞 쌥들엔 복숭아꽃이 만발해 도홧빛이 한창이다. 여근곡 아래엔 소산지·고척지(고자골못)·부채못(부처못) 등 연못들이 즐비하다. 작은 절 유학사 옆 산책로에 옥문지라는 샘은 휘저으면 마을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는 속설이 짓궂다. 산을 덮은 연분홍 진달래는 한풀 꺾이고, 복숭아꽃에 배꽃이 엉켜 흐드러진다. 냉이꽃은 하얗게 깔려 손을 흔든다.
▶이름도 생김도 거시기한 여근곡 ‘어허~험’ 5.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봄날의 부여, 가보셨나요 담 안팎으로 사과·복숭아·살구나무 꽃그늘을 드리우지 않은 집이 드물다. 흙벽담에 걸린 지게·망태기·쇠스랑 들이 내다보는,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을 거닐며 과일나무 꽃들과 으름덩굴꽃·민들레·냉이꽃 올려다보고 또 내려다보노라면, 아름다운 경치란 게 따로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언덕에 울창한 대나무밭도 논밭도 봄빛이다. 밭을 수놓는 건 흰 무꽃과 샛노란 배추꽃들이다.
▶봄날의 부여에 가보셨나요
6. 솔바람 솔솔… 사찰 봄빛 탐방
-상원사, 정암사, 법흥사, 통도사, 봉정암 등 5대 적멸보궁 사찰 “평생 적멸보궁 순례를 3번 하면, 업장 소멸이 이뤄진다”는 말도 있다. 외딴 적멸보궁을 오고 가는 동안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건강해진다는 말일 게다. 산문에서 부도밭 앞까지는 길이 1㎞, 폭 5m의 솔숲길이다. 길 양쪽으로 수백년 묵은 키다리 노송 수천그루가 상쾌한 솔바람을 내뿜어준다. 이른 아침 솔바람 가득 찬 넓고 한적한 흙길과 물소리를 마음에 담는다.
▶번뇌와 집착 사라진 세상 찾아가는 순례자의 길
7. 봄비 속에서 더 돋보이는 야생화길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 야생화! 하면,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중충한 날씨, 비와 안개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비바람 몰아치는 산사 찻집에서, 옛 나그네 삿갓 벗어들고 비긋던 정자 마루에서, 그리고 빗방울 머금은 꿩의다리·노루오줌·까치수염 지천인 촉촉한 산상 화원에서 ‘잊지 못할 빗속의 여행’이 당신을 기다린다.
▶물에 젖어 더 빛나는 백가지 빛깔 천가지 향기
8. 초여름에도 서늘한 그곳, 사철 꽃잔치
-태백 함백산 야생화 군락지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로, 겨울엔 눈꽃·서리꽃으로 사철 꽃잔치를 벌이는 만항재 고갯마루. 7월이면 여름꽃들이 꽃대를 세워 크고 작은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보라색 종 모양의 잔대, 노란색 꽃들을 피워올린 산짚신나물, 연분홍 둥근이질풀 꽃, 새하얀 큰까치수염, 보라색 꽃봉오리를 밀어올린 일월비비추, 노란색 기린초, 주황색 물레나물까지 앙증맞고 여리고 우아한 꽃들이 총천연색 빛깔로 돋아난다.
▶서늘한 바람 맞으며 한여름 꽃바다로 달려가볼까 취재 이병학 여행 전문기자 leebh99@hani.co.kr 기획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장사도 동백터널. 거제/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장사도 동백터널. 거제/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http://img.hani.co.kr/imgdb/resize/2015/0327/142741966513_20150327.jpg)
장사도 동백터널. 거제/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동백꽃 지천, 통영 동백섬(장사도) 장사도는 통영에 속하지만 거제도에서 더 가깝다. 60% 이상이 동백숲이다. 4년 전부터 관광객을 받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 19화에서 도민준이 천송이와 함께 순간이동한 곳이 바로 장사도의 ‘동백터널’이다. 늦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백이지만, 이곳에서는 4월 초순까지도 능선 곳곳에서 빽빽하게 붉은 꽃들을 활짝 피워올린 동백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동백의 꽃말처럼, 연인들의 발걸음도 잦다.
▶“숭어떼 몰려오모 인자 봄인기라” 2. 아직도 매화냐고요? 내리는 꽃비도 고와요
-매화축제(3월 14~22일) 전남 광양시 / 섬진강변 화개장터, 경남 하동 올해 심술궂은 꽃샘추위 탓에 여느 해보다 개화가 늦었다지만, 봄비에 어김없이 스러지니 아쉬운 꽃이다. 이번 주말 마지막 꽃비라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광양의 청매실농원 일대는 매화 10만여그루의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 ‘꽃대궐’을 이루는 봄마중의 명소다. 섬진강변을 희게 덮었던 매화는 져도 봄빛은 은은하고, 어디나 풍성한 먹을거리로 가득하다.
▶매화·산수유 보러갈까…주말부터 섬진강서 봄꽃축제
▶섬진강변 최참판댁 담장에 봄 들었네
▶매화향 그윽한 남녘의 봄
제53회 진해 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에서 관광객들이 활짝 핀 벚꽃을 즐기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창원시 진해 군항제 누구나 아는 그곳, 설명이 필요할까? 4월이면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든다. 4월3일치 <한겨레> 지면에서는 창원 주재 최상원 기자가 전하는 진해의 벚꽃 소식을 만날 수 있다. 꼭 벚꽃이 아니라도, 구도심 흔적 꼭꼭 짚어가며 진해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일제 흔적 문화유산 돼있더라
건천읍 신평리 원신마을 복숭아나무밭 앞에서 본 여근곡. 건천(경주)/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얼굴까지 발그레, 경주 여근곡 4월말이면 여근곡 앞 쌥들엔 복숭아꽃이 만발해 도홧빛이 한창이다. 여근곡 아래엔 소산지·고척지(고자골못)·부채못(부처못) 등 연못들이 즐비하다. 작은 절 유학사 옆 산책로에 옥문지라는 샘은 휘저으면 마을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는 속설이 짓궂다. 산을 덮은 연분홍 진달래는 한풀 꺾이고, 복숭아꽃에 배꽃이 엉켜 흐드러진다. 냉이꽃은 하얗게 깔려 손을 흔든다.
▶이름도 생김도 거시기한 여근곡 ‘어허~험’ 5.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봄날의 부여, 가보셨나요 담 안팎으로 사과·복숭아·살구나무 꽃그늘을 드리우지 않은 집이 드물다. 흙벽담에 걸린 지게·망태기·쇠스랑 들이 내다보는,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을 거닐며 과일나무 꽃들과 으름덩굴꽃·민들레·냉이꽃 올려다보고 또 내려다보노라면, 아름다운 경치란 게 따로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언덕에 울창한 대나무밭도 논밭도 봄빛이다. 밭을 수놓는 건 흰 무꽃과 샛노란 배추꽃들이다.
▶봄날의 부여에 가보셨나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활짝 핀 복숭아꽃. 봄의 절정이다. 사진 김선우
-상원사, 정암사, 법흥사, 통도사, 봉정암 등 5대 적멸보궁 사찰 “평생 적멸보궁 순례를 3번 하면, 업장 소멸이 이뤄진다”는 말도 있다. 외딴 적멸보궁을 오고 가는 동안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건강해진다는 말일 게다. 산문에서 부도밭 앞까지는 길이 1㎞, 폭 5m의 솔숲길이다. 길 양쪽으로 수백년 묵은 키다리 노송 수천그루가 상쾌한 솔바람을 내뿜어준다. 이른 아침 솔바람 가득 찬 넓고 한적한 흙길과 물소리를 마음에 담는다.
▶번뇌와 집착 사라진 세상 찾아가는 순례자의 길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http://img.hani.co.kr/imgdb/resize/2013/0711/137352212470_20130711.jpg)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 야생화! 하면,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중충한 날씨, 비와 안개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비바람 몰아치는 산사 찻집에서, 옛 나그네 삿갓 벗어들고 비긋던 정자 마루에서, 그리고 빗방울 머금은 꿩의다리·노루오줌·까치수염 지천인 촉촉한 산상 화원에서 ‘잊지 못할 빗속의 여행’이 당신을 기다린다.
▶물에 젖어 더 빛나는 백가지 빛깔 천가지 향기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http://img.hani.co.kr/imgdb/resize/2013/0711/137352221540_20130711.jpg)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구’에는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이 곳의 야생화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을 정도의 화려한 꽃밭을 자랑하는 곳이다. 태백/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태백 함백산 야생화 군락지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로, 겨울엔 눈꽃·서리꽃으로 사철 꽃잔치를 벌이는 만항재 고갯마루. 7월이면 여름꽃들이 꽃대를 세워 크고 작은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보라색 종 모양의 잔대, 노란색 꽃들을 피워올린 산짚신나물, 연분홍 둥근이질풀 꽃, 새하얀 큰까치수염, 보라색 꽃봉오리를 밀어올린 일월비비추, 노란색 기린초, 주황색 물레나물까지 앙증맞고 여리고 우아한 꽃들이 총천연색 빛깔로 돋아난다.
▶서늘한 바람 맞으며 한여름 꽃바다로 달려가볼까 취재 이병학 여행 전문기자 leebh99@hani.co.kr 기획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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