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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여가

따뜻하고 먼지 없는 겨울을 불러오리라

등록 2018-09-30 09:21

[토요판] 공원국의 유목일기
(23) 첫눈을 맞으며
9월15일 키르기스 파미르고원에 첫눈이 내렸다. 눈 덮인 초원을 공원국 작가가 자신의 말 ‘바람’을 타고 달리고 있다.  공원국 제공
9월15일 키르기스 파미르고원에 첫눈이 내렸다. 눈 덮인 초원을 공원국 작가가 자신의 말 ‘바람’을 타고 달리고 있다. 공원국 제공

9월15일, 초원에 첫눈이 내렸다. 여름에도 가끔 오는 싸락눈이 아니었다. 밤새 물기를 잔뜩 머금은 묵직한 몽우리들이 떨어지더니 아침에는 온 땅을 뒤덮어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워버렸다. 이렇게 겨울은 감칠맛 나게 다가오던 가을을 잡아먹고 성큼 눈앞에 섰다. 이제 낮은 땅이 눈으로, 밤은 하늘이 별로 새하얀 계절이다.

짐승의 털가죽까지 헤집는 칼날 같은 서풍이 지배하는 날이 오기 전에 오는 눈은 더 귀하다. 이제부터 눈이 켜켜이 쌓여 가슴 높이에 이를 것이다. 눈 이불이 없으면 먼지 폭풍이 초지를 삼켜, 이듬해 초원은 되살아나지 못할 것이다. 겨울의 전령이 땅을 감싸며 벌써 봄을 준비한다.

9월 중순 파미르에 첫눈
유목민 하영지 철수 준비
야생쥐 타르박도 겨울잠

초원의 겨울은 춥고 길어
난방 연료로 석탄 사용하나
분진에 가스 중독 위험 높아
물 얼어붙어 씻지도 못해

키질강가에 안전한 트랙과
태양광으로 전기 만들어
따뜻한 겨울 선물하고파

눈이 왔지만 우리는 여행을 멈출 수 없다. 오늘 사리모골 마을의 물이 시작하는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눈을 본 적이 없는 잘랄아바드 촌놈 바람은 눈 사이로 살짝살짝 맨살을 드러낸 바위를 보고 놀라 뒷걸음질을 친다. 성제의 네살배기 말의 상황도 별로 낫지 않았다. 낮게 깔린 구름을 뚫고 들어온 빛은 눈에 반사되어 튕겨 오르고, 말은 땅을 제대로 보지 못해 연신 미끄러진다. 기온이 올라가자 눈이 말편자에 달라붙고, 달라붙어 뭉쳐진 눈덩이가 부서질 때 말은 휘청대며 어쩔 줄 모른다. 하늘과 땅이 한 덩어리가 돼 빛을 뿜어내니, 한 시간 남짓에 사람은 설맹(雪盲)이 된다. 눈을 반쯤 감아 긴 속눈썹에 눈동자를 감춰 보지만 말인들 우리와 다를 바 없다. 무적의 네발 달린 동물마저 빛의 덩어리 속에 갇히니 돌아설 수밖에. 9월15일, 태어나 처음으로 하늘과 땅의 구분이 없는 곳에 서서, 말에서 내려 넘어지려는 놈의 고삐를 잡고 비탈길을 걸었다.

하영지에서 철수하는 유목민(으르스바이의 형님)과 공원국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원국 제공
하영지에서 철수하는 유목민(으르스바이의 형님)과 공원국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원국 제공

자유, 공유, 환대…유목이 남긴 가치

내려갈 날이 멀지 않았으므로 이제 하나씩 생각을 갈무리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사유가 그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유목을 보는 눈도 흑백의 이원대립(二元對立) 사이에서 길을 잃은 듯하다.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시인이자 가수이며 자연이 선사하는 지혜의 정수를 머금은 새하얀 “고귀한 야만인”의 이미지가 공중에 떠 있고, 무자비한 살인자이자 문명의 파괴자로서 심연의 지옥에서 온 시커먼 “타르타로스”의 이미지가 땅에 박혀 있다. 흑백만 감지되는 동공에는 땅과 하늘의 뒤섞인 모호한 푸른 잿빛(, K?k)의 유목민은 감지되지 않는다. 하얗고 새까만 두 신화 사이에서 사유가 길을 잃은 순간, 신화가 사실이 되어 눈덩이처럼 커지며 제 몸을 불려가며 산비탈을 치달아 내려간다. 칭기즈칸과 티무르, 심지어 가공의 영웅 마나스에게 저당 잡힌 유목민의 미래. 미사일이 허공을 가르는 현실에서 화살의 영광이 재현될 수 있을까나? 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이 초원을 질주하는 오늘, 낙타와 말에 매인 초원인의 이미지는 어떤 생동감을 가질 수 있을까?

21세기에 칭기즈칸은 필요 없다. 거대한 나라를 등에 업고, 전세계 인민의 복지를 볼모로 시대착오적인 칭기즈칸 놀이를 하고 있는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지도자 둘의 행보가 불안하다. 필자는 기나긴 유목의 역사가 오늘날 인류에게 남긴 가치를 자유, 공유, 환대(歡待)로 요약하고 싶다.

움직일 자유는 책임의 올가미를 스스로 목에 건 고난의 행진이었다. 그들은 가축을 위해 물과 풀을 따라 움직였다.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가축은 인간의 주인이다. 태고의 계약을 통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그들을 하루도 굶기거나 홀로 둘 수가 없다. 그래서 카자흐인들은 말한다. “말을 잃어버린 목동은 죽은 목동보다 쓸모없다.” 육식동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남이 움직일 공간을 반드시 피해가며 유목민 집단은 움직였다.

그들의 자유는 공유의 디딤돌 없이는 불가능했다. 적정 수가 되지 않고는 가축을 기를 수 없기에 그들은 모였고, 모이면서 가까스로 자유를 얻었다. 가축을 남에게 맡기지 못하면 인간은 가축의 노예가 된다. 그리고 공유의 초원이 없으면 한발 내디딜 수도 없다. 최후의 순간에만 손을 대는 ‘신성한 공유지’가 없었다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자연의 횡포 앞에서 유목민은 절멸했을 것이다. 혹여 내 가축에게만 좋은 풀을 먹이고자 했다면 그들은 전쟁으로 멸망했을 것이다. 공유는 집단이 끝없는 노동과 약육강식의 쟁탈전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인공의 ‘푸른 바다’(Blue Ocean)였다. 공유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물론 가축도 공존의 기술을 익혔다. 야크는 염소도 못 가는 너덜에서 이끼를 뜯고, 염소는 양이 못 미치는 언덕에서 마른 풀을, 양은 무릎을 꿇고 짧은 풀이라면 가리지 않고, 말은 양이 즐기지 않는 가늘고 긴 풀을, 소는 염소마저 싫어하는 넓은 잎 풀을 먹는다. 눈이 오면 야크는 염소의 자리로 내려오고, 양은 말이 발굽으로 눈을 헤친 자리를 따라 움직인다. 공존을 위한 공간은 육축의 욕구를 모두 맞춰야 하므로, 공유하지 않고 그런 광대한 공간을 만들어낼 도리가 없다. 공유를 통해 유목민은 광대한 초원을 생산경제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파괴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왔다.

그들은 혹독한 자연의 위협 아래서 움직여야 하므로 환대를 불변의 제도로 승화시켰다. 환대 없는 초원에 고립된 개인은 스스로 풀을 뜯을 줄 아는 가축보다 미약하다. 분쟁으로 고향 잃은 사람들이 우리 땅에도 도착하여 홀대받는 지금, 나는 멀리 초원에서 조건 없는 환대의 의미를 새로이 새기고 있다.

인간의 체온은 36.5도이므로, 그 누구도 추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겨우 알았다. 황량한 사막 언저리에서 생을 영위하는 목축민이라도 모두가 푸른 나무와 봄꽃을 그린다는 사실도 알았다. 파미르의 목축민은 이미 유목을 할 수 없지만, 어느 시대에도 순수한 유목은 없었고, 순수를 그리워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신화의 늪으로 빠진다. 오늘날 파미르의 목축민은 이미 과거가 남긴 시스템을 최적으로 배합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앙아시아 연구자인 윤성제씨가 22년째 목동으로 일하는 바크트 벡 및 그의 손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원국 제공
중앙아시아 연구자인 윤성제씨가 22년째 목동으로 일하는 바크트 벡 및 그의 손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원국 제공
소비에트 시절을 그리워하는 유목민

“30마리요.” 양 700마리와 염소 100마리를 키우는 아이다르에게 자기 양이 몇 마리인지 묻고 들은 대답이다. 22년째 목동 생활을 하고 있는 바크트 벡에게 물어도 대답은 꼭 같이 “30마리”, 어떤 목동에게 물어도 대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바크트 벡은 오랫동안 이 초원의 목초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동성이 줄어든 요즈음 가족당 양 30마리는 초원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이고, 반정주 생활을 장려한 소비에트 시절에 경험적으로 검증받은 숫자다. 그리고 그것 또한 이 초원에 예전부터 살았던 키르기스 부족들의 경험에서 얻은 것이다. 고마운 것은 그들이 초원을 보존하는 대원칙을 예외 없이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광부로 살다 건강을 잃은 아이다르는 5년 전 광산에서 돌아와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 목동이 되었다. 소비에트 시절 아버지가 지은 헛간은 그의 자산이다. 그 커다란 헛간이 찬 바람을 막아주므로 12월까지 그는 양을 데리고 있을 수 있다. 한겨울에 그는 오시와 비슈케크로 양을 팔러 다닐 것이다. 기른 양의 30% 정도를 소비하는 것 또한 유라시아 초원의 기나긴 전통을 이은 것이다. 바크트 벡은 소비에트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소비에트 시절이 좋았지. 양치기도 월급을 받았고, 상점에는 물건이 넘쳤어. 예전에는 교육열이 대단했지. 공부 잘하는 이들이 여기에도 많았고 출세해서 나갔지. 지금은 공부 잘하는 애들은 도시에나 있지.”

2년 전 폐병이 초원을 덮칠 때 염소를 다 잃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오늘날도 행복하다고 한다. 겨울 헛간이 없으므로 그는 곧 초원을 떠나 마을로 내려갈 것이다. 바크트 벡에게 콘크리트 수로를 언제 만들었느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 소비에트 러시아인들이 도입한 것이다. 그 수로는 지금도 건초 생산을 위한 소중한 인프라다. 외눈의 칭기스나 훌레구가 파괴한 것을 두 개의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진 우구데이나 가잔이 복원한 것처럼, 소비에트 국가가 파괴한 것이 있고 만든 것도 있다.

헛간 없이 추위를 견디는 좀 더 전통적인 목동도 있다. 초원의 어른 타르카이 타브시 할아버지는 가장 경험 많은 나이만 목동이다. 그는 11월까지 당나귀를 타고 양떼와 함께 설원의 바람과 맞설 것이다. 그것이 정통 유목민의 방식이다. 커다란 외투 아래 숨겨놓은 작은 보드카병이 그의 방한 장비다. 남몰래 보드카 한잔을 훌쩍이면서 그는 이방인을 보며 사람 좋게 웃는다. “원국, 말라제츠, 말라제츠(잘했어).” 그의 인사이자 입버릇이다. 이 겨울 함께 추위를 나누며 나와 그는 더 깊은 친구가 되겠지.

그렇게 그들은 언제 적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르는 초원의 불문율을 지키며,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해 겨울에 맞선다. 누구는 바람을 피해 가고, 누구는 건초 있는 헛간으로 가축을 몰고, 누구는 피부로 바람을 맞으며 눈밭을 누빈다. 초원으로 물을 끌어들이고 풀씨를 뿌려 건초밭을 만들기도 하고, 울타리를 쳐서 아낀 풀을 베어 쓰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새하얀 눈 위를 석탄 분진이 덮고, 아이들은 더 이상 씻지 못할 것이다. 수시로 찾아오는 정전 때문에 전열기는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고, 여인들은 석탄난로에 매일 불을 지피면서도 중독 위험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이룰 것이다. 차가운 얼음을 깨고 물을 길어 오다 손등은 갈라 터질 것이다. 이곳의 겨울은 여인과 아이들에게 유독 혹독하다. 사람은 필터에 한번 거르겠지만 가축은 상류에서 흘린 더러운 물을 그냥 먹을 것이다. 관광업은 이제 끝나고 청년들은 일을 찾아 외지로 나갈 것이다. 모스크바의 사정이 좋지 않아 월급도 못 받고 귀국한 바이 테무르는 결혼식 비용이 벌써 걱정이다. 아이다르의 폐를 망가뜨린 원흉이지만, 그 광산마저 고갈되어 곧 문을 닫는다니 일 잃은 광부들에게 올겨울은 더욱 차가울 것이고, 운반비 탓에 석탄값이 오를 테니 가난한 이들의 방은 더 추워질 것이다.

키질강 너머 초원이 첫눈에 덮여 있다. 공원국 작가는 키질강과 초원이 만나는 곳에 태양광 에너지를 갖춘 안전한 승마 트랙을 만들어 따뜻하고 먼지 없는 파미르의 겨울을 만들고픈 꿈을 키우고 있다.  공원국 제공
키질강 너머 초원이 첫눈에 덮여 있다. 공원국 작가는 키질강과 초원이 만나는 곳에 태양광 에너지를 갖춘 안전한 승마 트랙을 만들어 따뜻하고 먼지 없는 파미르의 겨울을 만들고픈 꿈을 키우고 있다. 공원국 제공

봄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고자

그러니 초원을 떠나기 전에 내가 할 일이 있다. 무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없으므로, 부서진 조각이라도 긁어모아 봄으로 가는 디딤돌을 만들어 보려 한다. 먼지를 일으키는 키질 강가 황무지에 나무 울타리를 두르고 초보자가 안전하게 말을 달릴 트랙을 만들 것이다. 강에서 물을 얻어 와 울타리 밖으로 키 큰 나무를 심어 바람을 막고, 트랙 안에는 관목과 귀리를 심어 먼지를 막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 귀리를 베어 건초로 쓰고, 그루터기는 양과 소에게 줄 것이다. 그리고 귀리밭 안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분진 없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기어이 따뜻하고 먼지 없는 겨울을 불러오고 말 테다.

키르기스 파미르고원의 여름 목초지에 세워진 유르트. 저 산의 눈이 내려오면 겨울 동안 이 유르트도 철수한다. 공원국 제공
키르기스 파미르고원의 여름 목초지에 세워진 유르트. 저 산의 눈이 내려오면 겨울 동안 이 유르트도 철수한다. 공원국 제공
초원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언덕 위에 서서 킥킥대며 망을 보던 타르박 무리는 털로 만든 공처럼 살이 올라 걸음이 둔해지더니, 약속이나 한 듯 겨울잠에 들어갔다. 이제 곧 눈이 낮은 곳의 누런색 풀도 모두 덮으면 저 광대한 초원에는 가축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타르카이가 끄는 양떼만 눈을 헤칠 것이다. 여우는 땅쥐를 찾아 눈을 헤치느라 주둥이가 빨개질 것이고, 타르박이 없는 산을 떠나 늑대가 평원으로 내려올 것이다. 덕분에 마을 장정들은 가축 우리를 보강하느라 바쁘고 어미 야크는 새끼 생각에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그러나 첫눈이 왔으니 아무래도 좋다. 이제 걱정은 눈에 묻어버린다. 땅에는 눈 하늘에는 별, 그리고 우리들에게는 할 일이 있는 겨울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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