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집단 현황
자료: 공정거래위원회(2010년 4월1일 기준) (단위: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2010년 4월1일 기준) (단위: %)
재벌 총수가 보유한 개인지분율은 2%대이지만 계열사간 순환출자 등을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내부지분율은 50%를 웃도는 등 국내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간 괴리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른바 ‘대기업 물량 몰아주기’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은 총수일가 100% 소유의 계열사 수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0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을 보면, 올해 4월1일 기준으로 총수가 있는 2년 연속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31개 그룹의 총수 개인과 그 일가의 지분율은 각각 지난해보다 0.02%포인트와 0.19%포인트 감소한 2.01%와 4.34%였다. 반면에 총수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내부지분율(총수일가·계열사 지분 등을 합친 것)은 50.46%로 그룹에 대한 장악력은 여전했다. 이런 내부지분율은 지난해보다 2.40%포인트가 낮아진 것이지만,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를 제외하고 보면 감소 폭이 0.52%포인트로 줄어든다.
연속 지정된 31개 그룹 가운데 총수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26개사로 지난해보다 2곳이 더 늘었다. 사이버스카이(한진)와 동현엔지니어링(두산), 경서티앤알(웅진) 등이 추가됐다. 대기업의 ‘물량 몰아주기’가 대부분 총수 일가의 지분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총수일가가 50% 이상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집계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며 “계열사 물량을 몰아줘 이익을 키워줌으로써, 부와 경영권의 신종 승계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주회사로 전환한 엘지(LG)와 에스케이(SK), 두산 등 12개 그룹의 내부지분율은 54.63%로 일반 대기업집단(48.72%)보다 5.91%포인트가 더 높았다. 이들 지주회사 대기업집단은 총수일가 지분율과 계열회사 지분율도 각각 일반 대기업에 견줘 1.83%포인트와 2.38%포인트가 높은 5.68%와 45.24%였다.
아울러 배우자와 직계가족 지분이 총수 지분보다 많은 그룹은 롯데와 금호아시아나 등 9곳이었다. 신세계와 엘지를 제외한 7곳은 자녀 지분이 총수보다 높아, 총수일가의 승계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속 지정된 31개 그룹 중에서 금융보험사의 비금융계열 출자규모는 지난해보다 643억원이 줄어든 3359억원으로 나타났다. 소속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출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자동차(444억원)와 한국투자금융(358억원), 동부(86억원) 등의 차례였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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