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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통언어 ‘광고’ 교류로 갈라진 마음 이을 터”

등록 2019-04-16 18:47수정 2019-04-16 18:53

[짬] 한국광고학회 김병희 회장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광고학회가 남북관계를 ‘체인지’합니다.”

지난 6일 취임한 김병희 제24대 한국광고학회 회장(55·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은 광고학회 수장답게 올해 계획을 묻는 말에 이렇게 ‘광고 카피’같은 문장으로 답했다.

체인지는 ‘체력과 인화와 지성’을 줄인 것으로, 김 회장이 평소에도 강조해온 말이다. 체력·인화·지성의 향상이 개인과 단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고 봐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회원 수 1150여 명에 이르는 한국광고학회도 체인지를 강화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소강상태에 빠져버린 남북관계도 체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광고 관련 남북 교류를 통해서다. 광고학회의 대북 교류 전략을 짜는 데 여념이 없는 김 회장을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그의 경력은 광고학자로서는 독특하다.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간 신문사와 광고회사를 거친 뒤 광고학을 본격적으로 전공해 대학교수가 됐기 때문이다.

“원래 문학청년이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오히려 광고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광고가 이미 중요 문화콘텐츠가 된 상황에서 광고 관계자가 사회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문화콘텐츠의 변호사’같이 느껴져서죠.”

광고학자로서 김 회장이 북한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1년 전인 2008년 동료 학자들과 함께 금강산에 갔을 때다. 그곳에서 김 회장은 좌판을 펼친 북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김 회장이 물건을 바라만 보자, 그 아주머니는 “여자를 만지면 책임져야 하지만, 물건은 만져봐도 책임 없습네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구매 권유였다.

“그게 일종의 ‘구전광고’로 느껴졌어요. 더욱이 통역이나 번역 없이 바로 통하는 구전광고였죠.”

김 회장은 그 이후 북한 광고의 큰 가능성을 깨닫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에 올해 초 광고학회의 학술지 <광고학 연구>에 ‘북한의 광고환경과 광고에 관련된 제반 개념의 분석’을 게재하는 등 북한 관련 논문을 여러 편 게재했다. 그리고 취임하자마자 남북 광고 교류를 위해 ‘남북광고교류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혔다. 이유는 바로 체인지다.

6일 취임 뒤 남북광고교류 뜻
금강산 관광 계기 북 광고 관심
북 광고 다룬 논문도 여러 편 써
“교류는 남북 경제·인화에 도움
북한과 광고 학술교류도 준비”

국문과 다니다 광고 매력 빠져

그는 남북광고교류가 ‘남북한의 체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고 본다. “한국은 현재 물량 기준으로 세계 7위의 광고대국입니다. 북한은 최근 ‘수출무역광고’라는 새 용어까지 만들 정도로 광고의 중요성에 눈뜨고 있습니다. 둘의 만남은 둘 모두의 ‘체력’을 강화해 줄 것입니다.” 남한의 선진적 광고기법이 북한으로 전파되면서 남북 산업이 모두 큰 시너지를 얻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 회장은 또 남북광고교류는 ‘남북한의 인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음악과 미술이 세계공통언어라면 광고는 남북공통언어”라고 설명한다. 같은 언어를 쓰는 남북한 사이의 광고야말로 ‘남북 주민들의 마음 교류까지 가능하게 하는 언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가수 이효리와 북한 응원단 출신 조명애씨가 함께 찍은 휴대폰 광고는 남한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그는 “남북 광고 교류는 북한이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정립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은 시장 요소를 크게 반영한 김정은 시대의 북한 경제운영방식이다. 김 회장은 “남북한 광고 교류가 활성화되면 북한 사람들도 광고에 눈을 떠 새로운 소비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때 북한 경제가 보다 시장적 요소를 반영한 체제로 정립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류는 대부분 하드웨어적인 교류”라며 “이에 반해 광고 교류는 남북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히 연결되는 소프트웨어적 교류”라고 강조한다. “남북 주민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광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가는 것이 남북관계 도약의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의 체인지’를 위해 김일성대학 등과 남북의 광고 개념 등 광고문제를 학술적으로 논의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도 이런 광고학회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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