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해 공개한 칵핏시스템 엠빅스의 모습. 심전도 센서,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멀미 저감 신기술 등을 탑재해 자율주행을 돕는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차량 운전자의 자세·심박·뇌파 등 생체신호를 종합 분석해 안전운전을 돕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스마트 캐빈 제어기’로 이름 붙인 이 기술은 탑승객의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센서 4개와 이를 분석하는 제어기 및 소프트웨어로 구성됐다. 현대모비스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생체신호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일종의 고급 두뇌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캐빈 제어기에 탑재되는 4개의 센서는 탑승객 자세를 입체적으로 촬영하는 3차원(3D) 카메라, 운전대에 장착한 심전도 센서,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측정하는 이어셋 센서, 차량 내부 온·습도와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공조 센서다.
제어기는 여러 센서가 보낸 정보를 분석해 탑승객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거나 졸음운전 같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내비게이션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 경고를 준다. 차량 내부 온·습도나 이산화탄소 수치까지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으면 창문을 개방하거나 외부 순환으로 변경한다. 심정지 같은 위급 상황에서는 응급실로 안내하는 기술로도 진화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쪽에 따르면, 그동안 특정 생체신호만을 처리하는 제어기는 있었지만, 여러 생체신호를 통합 분석하는 헬스케어 전용 제어기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연구개발(R&D) 부문장(상무)은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생체신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멀미 예방, 스트레스 관리, 음주운전 차단 같은 다양한 기술로 발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