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더 뉴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더 뉴 팰리세이드의 시동 꺼짐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올해 5월 출시된 이 차량은 저속 주행 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안전 문제가 제기돼 왔다.
12일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동호회에 “시동 꺼짐 관련해 해당 현상을 겪었거나 우려되는 고객은 서비스 거점에 방문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조치를 받길 바란다”며 “이른 시일 내 공식 시장 조치에 해당하는 고객통지문 송부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이 동호회에 전달된 게 맞다”고 답했다.
더 뉴 팰리세이드는 올해 5월 출시된 현대차의 준대형 스포츠실용차(SUV)다. 2018년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넓은 실내 공간과 편의시설 덕에 ‘아빠 차’로 불리며 지난해 국내에서만 5만2338대를 판매했다. 더 뉴 팰리세이드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편의사항을 추가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문제는 지난 6월 말부터 시동꺼짐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팰리세이드 동호회 커뮤니티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리콜센터에는 동일한 결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국토부에만 어제까지 34건의 공식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 내용을 종합하면, 시속 30∼40㎞ 주행 중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시동이 꺼졌고, 계기판에는 “시동이 꺼졌습니다. 피(P·주차)단 또는 엔(N·중립)에서 시동을 거십시오”라는 경고문이 떴다. 저속이지만 교통량이 많은 상황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원인으로는 타력 주행 시 엔진에 걸리는 과도한 부하가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자동차학)는 “운전자가 속도를 낮출 때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연료가 차단되면서 타력 운전을 한다. 연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현대차에 확인해본 결과 이때 에어컨을 심하게 틀거나 변속기가 작동하면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과도해지면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결함 발생 원인에 대해 “아직 국토부 등 당국에 신고 절차가 남아있어서 공식적인 원인을 밝히기 어렵다”며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결함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쉽게 해결될 수 있지만, 환경부 연비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량 소프트웨어를 보정해 엔진에 부하가 걸릴 때 연료를 주입해주면서 분당 회전수(RPM)를 올려주면 시동 꺼짐 문제는 해결된다”면서도 “이 방법은 배출가스량에 영향을 줘 환경부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동 꺼짐 결함을 조사 중인 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아직 현대차 쪽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온 내용은 없다. (현대차의 공지는) 임시 조치로 보인다”며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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