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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기아차 ‘성장 엔진’ 꺼뜨릴라

등록 2006-02-27 19:04수정 2006-02-28 17:18

주요 자동차회사별 연구개발비 비교
주요 자동차회사별 연구개발비 비교
연구개발비, 세계 경쟁사 견줘 턱없이 적어
자체보고서 “신기술 뒤져 생존보장 어려워”

현대·기아차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 경쟁력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자체 진단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이 주요 경쟁기업의 1/2~1/3에 불과해 친환경 자동차 개발 등 미래 자동차산업의 주도권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27일 <한겨레>가 입수한 ‘위기가 고조되는 자동차 경영환경’이라는 제목의 내부 정책 참고자료에서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원자재가격 인상의 3중 악재와 하이브리드차 등 신기술 경쟁 격화, 중국의 거센 추격 등 중첩된 난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내일의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자료는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며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현재 수익성을 계속 유지한다고 해도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신기술 투자에 7조~13조원, 공장 신설에 3조~4조원, 신차 개발에 2조원~3조원 등 모두 12조~20조원의 투자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적게는 2조원, 많게는 10조원 가량의 자금부족을 예상했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는 경쟁사에 비해 현저하게 뒤쳐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비는 2조5천억원이었는데, 이는 도요타(7조5천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엠(7조1천억원)이나 포드(7조4천억원)에 견줘서도 3분의 1 수준이다. 자동차 생산·판매 규모 면에서 2004년부터 현대·기아차에 밀린 일본 혼다(4조7천억원)에 비해서도 2분의 1 수준이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바라본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투자 실태는 더 심각하다. 현대·기아차의 정책자료는 연구개발비를 연구소 건설비나 신차 생산라인 투자까지 포함해 폭넓게 해석했지만, 세계 자동차업계가 인정하는 순수 연구개발비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연구개발 경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일본의 자동차 조사 전문회사인 포린이 최근 발간한 ‘2006년 세계자동차연감’을 보면, 지난 2004년 기준 현대·기아차의 순수 연구개발비는 5억4900만달러(6282억원)으로, 세계 10대 자동차회사 가운데 가장 적다. 포드(74억달러)나 도요타(69억7900만달러) 등 ‘빅4’에 들어가는 회사들의 연구개발비와 견줘서는 10분의 1 수준이며, 9위인 푸조·시트로엥(28억9800만달러)에도 한참 못미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도 1.2%에 불과해, 다른 9개 회사들의 비율 3.4~5.4%과 뚜렷이 차이난다.

그러나 단지 수익성 때문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의 69.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74.2%다. 그만큼 원가율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현대·기아차가 중급 품질과 성능의 차를 값싸게 만드는 것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일관제철소 건설이나 자동차부품회사 인수 등에 수조원을 쏟아붓기 보다는 연구개발에 재원을 집중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55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생산 및 판매 규모에서 푸조·시트로엥을 제치고 세계 7위로 올라섰다. 나아가 올해 412만대, 2008년에는 550만대, 2010년에는 650만대로 생산·판매 규모를 늘려 도요타·지엠·포드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선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목표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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