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는 커지지만,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영향으로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1일 발표한 ‘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를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8150만대로 추산하며, 내년 수요는 올해와 비슷한 8170만대에서 최대 4.7% 증가한 85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상승과 경기 부진으로 실질적인 신규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반도체 공급부족 완화와 수백만대에 달하는 대기 물량을 고려하면 세계 자동차 수요는 증가한다는 예측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수준의 판매량 회복은 빨라야 2025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문제가 2024년 해소되고, 2025년에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9700만대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요는 올해 900만대를 넘어서고, 내년에는 1200만대로 늘어난 뒤 2025년에는 2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 내연기관차 수요는 7300만대 수준이 예상된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증가해도 국내 내수·수출 판매량과 생산량은 모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내수 판매는 올해 대비 0.5% 감소한 166만대, 수출은 미국 인플레 감축법의 적용 유예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4.2% 감소한 210만대로 예상됐다. 내수 판매와 수출 부진에 따라 국내 생산도 올해 대비 3.0% 감소한 34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맹지은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유럽의 수요 약화로 2023년 국내 자동차 내수, 수출, 생산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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