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1분기 최다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타격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4일 올해 1분기(1∼3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38만2354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19만8218대를 팔았고, 기아는 18만413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판매량이 각각 15.6%, 21.8% 늘었다. 현대·기아 합산으로 보나, 개별 회사로 보나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량이다.
반면 전기차 판매만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6.5% 감소한 1만4703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8623대를 팔아 25% 증가했으나, 기아는 6080대를 팔아 31.1%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 법은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90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주는데, 탑재된 배터리가 북미에서 생산·조립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현대·기아차 모델들은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지난 2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GV70도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현대차는 그나마 아이오닉6와 GV70전동화 모델 등 새차를 투입해 판매를 늘렸지만, 새차가 없었던 기아는 보조금 제외 타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6종, 기아는 2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 리스·렌탈 등 상업용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5%에서 30%로 확대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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