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뉴욕 국제 오토쇼(202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디 올 뉴 코나(The all new Kona)'를 북미에 처음 공개하고 본격 출시를 알렸다고 밝혔다. 사진은 올라비시 보일(Olabisi Boyle)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제품 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 담당 상무가 '디 올 뉴 코나'를 설명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불황 쇼크’로 이익이 대폭 줄어든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 전망치는 매출 35조4936억원, 영업이익 2조6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견줘 매출은 17.2%, 영업이익은 38.1%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기아의 실적 예상치도 높다. 기아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2조3561억원, 영업이익 2조16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견줘 각각 21.8%, 34.8% 증가했다.
현대차의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는 고가 차량 중심으로 국외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미국 중심으로 수출을 배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높아지면 현대차는 미국 시장 소비자들에게 좀 더 싼 가격에 자동차를 팔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38만2354대를 판매해 역대 1분기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는 19만8218대, 기아는 18만4136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판매량이 각각 15.6%, 21.8% 늘어난 것이다.
고환율 효과로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된 가운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나 스포츠실용차(SUV)와 같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수출 실적이 좋은 이유로 꼽힌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자동차 수출 단가는 사상 최고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국내 7개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1대당 수출 가격은 2만1276달러(약 2810만원)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의 여파로 올 1분기 63조원 매출을 올려 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95.8% 줄어든 것이다. 삼성은 지난 7일 반도체 감산(생산량 하향조정)을 공식화했다.
통상 1분기는 자동차 판매 비수기로 분류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증권업계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합쳐 올해 연간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처음으로 매출액 100조원을 돌파한 지 4년 만인 2023년에 매출액 150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수익성이 2023년을 기점으로 하락하나 그 기울기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로 이익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시행으로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가 생산한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이 붙지 못하는 것은 판매 실적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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