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체로키 3.0 디젤’ 저질 제품 써 소비자 불만
회사선 “고급추구 심리 맞추려 애초에 없는 것 추가”
회사선 “고급추구 심리 맞추려 애초에 없는 것 추가”
수입 자동차는 모든 부품이 외제일까?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수입하는 지프인 ‘그랜드 체로키 3.0 디젤’의 가죽시트(사진)는 국산이다. 본사에서는 애초에 가죽시트를 만들어 씌우지 않는다. 현지에서는 고급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이 차는 모두 가죽시트가 기본사양으로 돼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차를 수입한 뒤 국내 중소기업에 맡겨 가죽시트와 열선을 만들어 넣은 것이다.
왜일까? 6천여만원의 값을 치르고 이 차를 타는 한국 소비자들은 당연히 가죽시트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수입업체는 설명한다. 그러나 본사가 아닌 다른 중소기업에서 가죽시트를 임의로 만들다보니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올해 초 이 차를 구입한 김아무개(49)씨는 “시트 열선이 고장나서 수리를 받으면서 가죽시트를 뜯어보니 전선이 검정색 절연테이프로 대충 감겨있는 등 도저히 정상 제품으로 볼 수 없었다”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지니까 그제서야 가죽시트는 국내에서 제작한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수입차는 당연히 고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리아의 송재성 부장은 “5천만원이 넘는 수입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가죽시트가 없는 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본사에서 반영하도록 노력하지만 모두 반영될 수는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추가 작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입차 판매업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고급사양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차를 수입한 뒤 추가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수입차 업체들이 사이드미러 자동으로 접기, 전·후방 경보장치,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국내에서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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